[사랑의 징검다리] 노숙 위기에 처한 순금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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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집주인 갑자기 퇴거 요청
식당·일용직 등 고된 노동에도
남은 것은 빚뿐 보증금도 막막
건강마저 악화돼 생계 어려워

단풍이 짙어지는 가을, 순금(가명·67) 할머니의 한숨도 짙어져만 갑니다. 얼마 전, 집주인이 바뀌면서 갑작스럽게 퇴거 요청을 받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이웃에게 10만 원을 쥐어주며, 남는 쪽방에 짐을 두고 임시로 몸을 뉘고 있지만, 앞으로의 걱정에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갈 곳을 잃은 채 남의 집의 구석에 무작위로 쌓아 놓은 짐들이 제 모습 같아서 서글픔에 눈물만 한참 흘립니다.

순금 할머니는 부유하지 않은 형편에 남들보다 조금 이른 결혼을 했습니다. 띠동갑이 훌쩍 넘는 배우자를 만나 자녀를 두었지만, 의심이 많던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좋은 아빠와 남편이 되어 줄 것이라 믿었던 사람이 더 이상 본인과 아이들을 지켜줄 수 없다는 생각에,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술과 폭력이 뒤섞인 생활 속에서 결국 순금 할머니는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지내왔습니다. 식당 일과 일용직 일을 반복하며 생계를 이어 왔습니다. 김 채취 작업을 하던 도중에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되는 큰 사고를 겪은 적도 있지만,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친 자신이 사장님께 너무 죄송하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팍팍한 삶 속에서 훗날에라도 놓고 온 자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꼬깃꼬깃 쌈짓돈을 모아왔지만, 지인들의 속임수에 모든 재산을 날려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순금 할머니를 딱하게 보던 지인이 보증금도 없이 본인 집에 와서 함께 살자고 했습니다. 예전부터 본인을 친동생처럼 챙겨주던, 일용직 일을 하다 만난 언니였습니다. 언니 역시 홀로 지내고 있어서 서로 의지하며 지내왔지만, 최근 언니가 사망하고 집주인이 바뀌면서 당장 집을 나와야 하는 상황이 되었던 것입니다. 걸어 놓은 보증금도 없이 지내왔던 터라, 당장 어디로 가야 할지 아직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병원의 급식소에서 10년 넘게 일해 왔지만, 지인들이 본인 명의로 빌려 간 돈을 아직도 갚고 있어서 모아 놓은 돈이 없습니다.

몇 달 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하던 일마저 그만둔 상태라 월세방 보증금을 마련하는 일이 너무도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다른 사람들이 짧아진 가을에 아쉬워하며 단풍을 느끼는 순간에도, 순금 할머니는 다가오는 추운 겨울에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어렵게 행정복지센터에 문을 두드려 준 순금 할머니를 도와, 따듯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작은 보금자리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순금 할머니가 남들처럼 알록달록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함께해 주세요. 할머니의 겨울이 따뜻할 수 있도록 한 뼘만 손을 내밀어 주세요.


△강서구청 생활지원과 송지영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QR코드를 스캔하면 댓글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댓글 1건당 부산은행이 1000원을 기부합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10일 자 희진 씨

지난 10일 자 희진 씨 사연에 후원자 67명이 259만 5260원을, 특별후원 BNK부산은행 공감클릭을 통해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희진 씨 가족이 따뜻한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1년여 동안 밀린 아파트 관리비를 납부하는 데 쓰일 예정이며, 둘째 자녀가 꾸준하게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용할 예정입니다. 희진 씨는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되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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