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인권단체들 “사우디 엑스포 개최 반대”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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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96명 처형 인권 실종”
국제박람회기구에 공개서한

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의 모습이 사우디 프레젠테이션(PT) 화면에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 이시레몰리노에서 열린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오른쪽)의 모습이 사우디 프레젠테이션(PT) 화면에 등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랍 인권단체들이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쟁에서 세계 각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지지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아랍 세계의 민주주의’ 등 15개 인권 단체는 지난 21일 국제박람회기구(BIE)에 공개서한을 보내 “BIE 회원국들은 사우디의 월드엑스포 유치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우디는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하고 자유를 억압한 정권”이라며 “그런 정권에 월드엑스포 무대를 제공하는 것은 전 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사우디에서 2010~2021년 최소 1243명이 처형됐다. 지난해에는 196명이 처형돼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들 단체는 “월드엑스포는 인류가 직면한 과제에 대한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하는 세계적인 이벤트다. 사우디의 인권 침해는 BIE와 엑스포의 가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인권 문제로 촉발된 사우디 엑스포 유치 반대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중동 전문 매체 ‘미들이스트아이’는 BIE에 2030엑스포 개최 후보국에서 사우디를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유럽에서는 인권단체들이 월드엑스포 개최지 경쟁에서 사우디를 지지한 프랑스를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지난 6월 “마크롱 대통령의 사우디 지지가 인권 단체들의 우려를 촉발시켰고 다른 EU국가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2034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7일 월드컵 경기장 건설과 관련된 이민 노동자 인권 문제를 지적하면서 “사우디는 노조와 파업과 항의를 금지하고 있다. 사우디의 인권은 반체제 인사의 투옥, 민간 사회에 대한 억압, 난민 학살 등으로 점철돼 있다”고 비난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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