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더블헤더'였는데…'부산 농구 남매' KCC·BNK 둘 다 울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부산 KCC 존슨이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KBL 제공 25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와의 경기에서 부산 KCC 존슨이 리바운드를 하고 있다. KBL 제공

남녀프로농구 사상 첫 ‘더블헤더’ 경기에서 ‘부산 농구 남매팀’이 2연전 모두 패했다. KCC는 15점 차로 완패하며 한국가스공사의 10연패 탈출 희생양이 됐고, BNK도 승리를 내주며 3연패에 빠졌다.

남자프로농구(KBL) 부산 KCC이지스는 26일 오후 5시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홈 경기에서 81-96으로 졌다. KCC는 이날 경기에서 라건아를 선발로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KCC 전창진 감독은 “이번 주 연습을 통해서 라건아가 몸이 좀 올라왔다. 주력도 좋아지고 점프도 좋아졌다”며 “(존슨 대신)라건아가 먼저 코트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이전과는 조금 다른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 시도에도 불구하고 KCC는 1쿼터부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가스공사에 3점슛 4개를 허용하는 등 쿼터 후반 13-26 더블 스코어로 밀렸다. 1쿼터에만 가스공사 용병 벨란겔·니콜슨에게 12점씩을 헌납한 KCC는 두자릿수 점수 차(22-33)로 쿼터를 마무리했다.

2쿼터에 점수 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10연패 탈출 의지로 똘똘 뭉친 가스공사의 공격력이 매서웠다. 쿼터 후반 31-55로 24점 차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2쿼터 종료 스코어는 39-60. 벨란겔이 전반에만 24점 5어시스트 맹폭을 퍼부었다.

3쿼터 KCC는 수비를 재정비하고 나왔다. 몇 차례 상대 공격을 막아냈지만, 공격에서 슛이 림을 외면하며 점수 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쿼터 중반 가스공사는 일찌감치 70점을 돌파했다. KCC도 뒤늦게 추격을 시작했다. 외곽슛 난조 속에서도 2점슛을 착실하게 성공시켜 18점 차(76-58)로 3쿼터를 마쳤다.

4쿼터에 들어서며 초반부터 KCC의 추격 의지가 꺾였다. 8분을 남기고 59-86, 27점 차까지 벌어지며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4쿼터 중반 KCC 최준용이 3점슛 2개를 연달아 성공시켰지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는 81-96 완패였다. 벨란겔에게 30점을 내주는 등 100점 가까이 허용한 허술한 수비가 패인이었다.

경기에 패한 뒤 전창진 감독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 10게임을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내가 빨리 찾아야 한다. 그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홈 3연전 첫단추부터 꼬인 KCC는 오는 27일 오후 7시 사직체육관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을 펼친다.

KCC 전창진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제공 KCC 전창진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KBL 제공
2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와 경기에서 BNK 이소희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25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하나원큐와 경기에서 BNK 이소희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WKBL 제공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더블헤더 1경기에서도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 BNK 썸이 54-63으로 부천 하나원큐에 패했다.

BNK는 적극적인 수비와 공격 리바운드 가담으로 시작 3분여 동안 하나원큐를 무득점으로 틀어막으며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전반적인 슛 난조 속에 1쿼터 절반이 지날 때까지 4득점에 그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1쿼터를 14-17로 뒤진 채 마친 BNK는 2쿼터에서도 좀처럼 리드를 가져오지 못했다. 2쿼터 1분여를 남기고 스코어는 11점 차(19-30)까지 벌어졌고, 23-30으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3쿼터 초반 BNK는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진안의 연이은 2점슛으로 3점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7분 여를 남기고 한엄지가 공격자 파울로 5반칙 퇴장을 당하며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다. 4쿼터 5분 여를 남기고 44-59로 이날 경기에서 가장 많은 스코어가 벌어졌다. 11점 차로 뒤진 4쿼터 2분 38초를 남기고 박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렀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BNK는 54-63으로 경기를 내주며 3연패에 빠졌다. BNK는 진안이 21점으로 분전했고, 리바운드도 46-33으로 하나원큐보다 13개나 앞섰다. 하지만 3점슛 17개를 던져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등 54점에 그친 게 뼈아팠다. BNK는 오는 29일 오후 7시 용인 삼성생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연패 탈출에 도전한다.

한편 이날 더블헤더 경기를 앞두고 KCC 라건아가 ‘커피차’ 선물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커피차는 낮 12시부터 경기장 외부에 설치돼, 팬과 선수들에게 커피를 선물했다. KCC 관계자는 “더블헤더를 같이 하니까 두 팀 다 이겨보자는 취지다. 작년에도 전주에서 라건아가 커피차를 준비한 적이 있는데, 본인이 직접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25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남녀프로농구 사상 첫 더블헤더 BNK의 시합이 끝난 뒤 관계자들이 곧장 2경기 준비를 위해 BNK 홍보판을 KCC 홍보판으로 교체하고 있다. WKBL 제공 25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남녀프로농구 사상 첫 더블헤더 BNK의 시합이 끝난 뒤 관계자들이 곧장 2경기 준비를 위해 BNK 홍보판을 KCC 홍보판으로 교체하고 있다. WKBL 제공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