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수영 부산 남구갑 국회의원 "위트컴 장군의 정신은 부산 근현대사와 함께해"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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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물 건립 시민위원회 대표위원
순수한 시민 운동으로 3억 원 모금
초등학교 지역화 교재에 등재 추진
"시민 모두 오래오래 기려야 할 것"

“이번 리차드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은 부산 시민의 힘을 보여준 대표적인 시민 운동의 사례입니다. 조형물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영원히 존재할 것입니다.”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 시민위원회 대표위원인 박수영(부산 남구갑) 국민의힘 의원.

조형물 건립은 100인 시민위원회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지난 6월 목표액 3억 원을 달성했다. 조형물은 지난 11일 ‘턴 투워드 부산’ 행사에 맞춰 부산 남구 평화공원에 조성됐다.

위트컴 장군은 6·25 전쟁 당시 유엔군 부산 군수기지 사령관으로 근무하면서 전쟁과 화재로 폐허가 된 부산을 재건하기 위해 앞장섰다. 장군은 특히 1953년 11월 부산역전 대화재로 3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상부의 승인 없이 군수창고를 열어 텐트와 먹을 것을 나눠주었다.

이로 인해 장군은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되었지만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는 말을 남기며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은 일화도 전해진다.


장군은 또 부산대 캠퍼스 부지 165만 2000여㎡(50만 평) 확보와 공사를 지원하고 부산 메리놀병원 등 의료기관 건립에 힘쓰며, 퇴역 후에는 한국에 남아 전쟁 고아 돕기와 미군 유해 발굴에 힘을 썼다. 장군은 1982년 89세의 나이로 영면하면서 ‘한국에 남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현재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다.

박 대표위원은 “부산시민 3만 명이 1만 원씩 기부하는 운동으로 전개된 것인데, 3만 명이라는 숫자는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 당시 발생한 이재민이 3만 명이었고 위트컴 장군이 미군 군수물자를 풀어 옷과 음식과 텐트를 마련해 줬던 숫자”이라며 “국회의원인 제가 장군 조형물 제작을 위해 정부 예산 3억 원을 확보해 올 수도 있었고, 협성종합건업 정철원 회장은 3억 원을 혼자 부담하겠다고도 했지만 순수한 시민 운동으로 모금했다”고 말했다.

조형물 건립은 100인 시민위원회와 14명의 대표위원이 무보수의 봉사로 추진됐다.

박 대표위원은 “위트컴 장군을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미국인’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장군이 부산과 대한민국에 남기신 것은 단순하게 군수물자를 풀어서 시민들에게 제공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부산이 세계 역사 속에 자유민주주의의 성지로서 어떠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지에 대한 큰 교훈을 남겨 주셨습니다.”

그는 또 지난 2월 국회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위트컴 장군 특별사진전을 열어 홍보에 나섰다.

“‘파란 눈의 천사’ 등 이름 앞에 수많은 찬사가 붙는 위트컴 장군의 그간의 노력으로 이제 웬만한 부산 시민들은 알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잘 모르고 있어 특별전시회를 진행했습니다.”

박 대표위원은 장군의 스토리를 국가 교과서에 싣는 일도 추진 중이다.

그는 “한미동맹의 상징인 장군을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부산진구, 남구, 동구 등 3개 기초자치단체에 있는 초등학교 59개교 지역화 교재에 장군의 희생정신을 소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위원은 “위트컴 장군의 사랑과 정신은 6·25전쟁 후 우리 부산과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고난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으며, 그리고 세계에 보답해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라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중심에 우리 부산이 있고,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위트컴 장군이 계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트컴 장군을 많은 부산 시민이 오래오래 기리고, 장군의 정신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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