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부산시장, ‘부산엑스포’ 혼신의 힘 쏟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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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과제 채택, 기반 구축 공 들여
국민 관심 모으고 정상외교로 승부
세계 누비며 ‘부산 세일즈’에 진심
김진표 의장 등 국회도 지원 사격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파리 한 호텔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대표 초청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위한 대장정이 29일 마침표를 찍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등은 ‘엑스포 도시’ 부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 세계를 훑으며 혼신을 힘을 쏟았다.

대선 과정에서 엑스포 부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윤 대통령은 당선 후 이를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하면서 본격적으로 유치전을 시작했다. 먼저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였다. 공사가 시작되지도 않은 가덕신공항을 2030년 엑스포가 열리기 전인 2029년 12월까지 개항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또 북항 재개발, 부두시설 이전, 교통기반 구축 등 박람회 개최에 필요한 인프라를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관련 부처를 독려했다.

국내에서의 엑스포 유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부산엑스포가 특정 지역의 이벤트로 인식되면 유치전에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 6월 중앙·지방협력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을 방문한 시점에 맞춘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전국의 모든 시도가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대한다는 전 국민적 열망을 실사단에게 전달했다. 또 별도로 실사단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성공 개최를 위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유치전은 정상 외교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이었던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10여 개 유럽국가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갖고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지지를 호소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엔 총회 등 여러 차례의 다자회의를 통해 숨 가쁘게 유치전을 이어갔다. 가장 최근엔 영국 국빈 방문(11월 20~23일)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르지 않고, 곧장 프랑스 파리로 이동해 이틀간 막판 유치전을 수행했다. 지난 6월 BIE 총회를 계기로 파리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한 지 5개월 만에 또다시 파리를 찾아 ‘세일즈 외교’를 벌였다.

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 총리도 전 세계를 누볐다. 한 총리가 유치전이 본격화된 지난해 7월부터 만난 각국 인사는 112개국 203명이다. 한 총리는 특히 아프리카, 카브리 연안 도서 국가 등 격오지를 찾아 유치전을 벌였는데 모두 25개 나라를 찾았다. 그는 해외출장 도중 국제공항에서 만난 다른 나라 인사를 붙들고 면담하는가 하면, 시간을 쪼개 이동하느라 비행기에서 잠을 자는 강행군도 잦았다. 최근에는 매일 늦은 밤까지 4∼5개국 정상급 인사들에게 전화 통화로 지지를 요청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 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해 지구를 6바퀴나 돌았다. 2021년 6월 부산이 엑스포 도전장을 던진 후 이달까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만 23만 8504km에 달한다. 국내에서 135개국, 393명의 회원국 인사를 만났고, 해외에서는 51개국 104명과 유치 교섭을 진행했다. 박 시장이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한 해외 인사만 143개국, 497명에 달한다. 박 시장은 특히 이동거리가 멀고, 한국과의 교류가 취약해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들도 방문하기 꺼리는 아프리카와 카리브해연안, 중남미 등 변방 험지국가를 집중 공략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의 활약상도 빛났다. 김 의장은 국회의원 해외 출장 시 부산엑스포 유치 교섭 활동을 1순위로 둘 것을 지시하고, 의원 외교를 활용해 직접 유치전에 나섰다. 지난 11~22일 멕시코·칠레·인도네시아 순방을 끝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마무리했는데 김 의장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75개국 700여 명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국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BIE 회원국과의 의원 외교뿐 아니라 정부의 유치 활동에 있어 입법부의 지원 사격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 전재수(북강서갑), 최인호(사하갑), 국민의힘 서병수(부산진갑), 이헌승(부산진을), 안병길(서동), 이주환(연제), 전봉민(수영) 등 부산 의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며 지역 현안을 집중적으로 챙겼다.

부산시의회 안성민 의장도 정부와 부산시의 유치전을 도왔다. 9대 시의회 출범 직후 엑스포유치특위를 구성하고, 시민과 함께 하는 엑스포 유치 기원 피켓 퍼포먼스를 개최하는 등 시민 열기를 고조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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