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자산 부산 브랜드,‘B컬처’로 띄우자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통해
세계에 한국 대표 도시로 각인
K컬처 넘어 독립 브랜드 정립
문화·관광·마이스 산업 키워야
부산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전 세계에 도시의 존재감을 높인 점이 최대 성과다. 세계가 부산이라는 브랜드에 주목한 점을 활용해 문화·관광·마이스 등 각종 산업을 강화하면서 부산만의 이른바 ‘B(Busan)컬처’의 가치와 의미를 더욱 구체화해 향후 정책 수립과 부산 홍보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030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부산이 거둔 핵심 성과는 부산이 한국 대표 도시로 세계에 각인됐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부산시, 재계 등이 2년 가까이 ‘원팀’이 돼 전 세계 국가에 부산을 알린 덕분이다.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태평양 도서국, 아프리카, 동유럽 등 상대적으로 한국과 교류가 활발하지 않았던 국가에도 부산 브랜드가 전해졌다. 무엇보다 세계인들에게 부산은 월드엑스포를 개최할 만큼 성숙한 도시로 깊이 각인됐다.
여러 세계 도시에 부산 ‘존재감’이 역시 상당히 커진 상태다. 파리1대학에 유학 중인 양우석(33) 씨는 “파리에서 부산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는데 K컬처 유행과 함께 부산이 2030엑스포 유치 활동을 펼친 일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다”며 “부산에 관심이 생겨 영화 ‘해운대’를 봤다는 외국인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파리8대학 유학생 황보민아(29) 씨는 “부산이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됐으니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면 부산을 더욱 알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실제 세계인들은 이번에 부산 시민의 열정을 주목했다. 해외에서 2030엑스포 유치 활동을 한 동명대 군사학과 2학년 유재연(20) 씨는 “경쟁국인 이탈리아 트렌토 공원에서 만난 가족은 한국은 알아도 부산은 몰랐는데 너무 좋은 도시를 알게 됐다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아직은 B컬처가 독립 브랜드로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 현영권(53) 씨는 “해외 엑스포 유치 활동에 동참하면서 부산의 특별한 가치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실 지난 28일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한국 프레젠테이션 때 사용된 부산 영상이 인기 가수 위주로 구성되거나 광안대교, 마린시티 등 늘 내세우는 랜드마크가 또다시 ‘재활용’되는 부분에 국민들의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B컬처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더욱 확대된 부산 브랜드 가치를 사장시키지 말고 K컬처에 이은 B컬처로 정립해 확산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산 내부적으로 B컬처의 의미를 구체화하는 연구와 의견수렴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시민에게 B컬처는 해양도시 부산 특유의 개방적이고 활동적이며, 타 문화를 쉽게 수용하는 문화적 기질로 대표된다. 예를 들어 창조적인 힘을 가진 부산 청년들이 비 보이(B-Boy) 문화를 발전시킨 일이나 부산 영화계가 부산을 영화의 도시로 재탄생시킨 일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부산 인지도를 활용, 문화·관광·마이스(MICE) 산업 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산연구원 오재환 부원장은 “부산이 어렴풋한 이미지를 가진 도시였다면 이번 계기로 도시 브랜드가 강화됐다”며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 웹툰 등 다양한 문화적 콘텐츠를 B컬처로 키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의 매력적인 특유의 문화에 스토리를 잘 입히면 한층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