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김건희 특검법’ 딜레마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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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조건부 수용 가능성 대두
대통령실, 거부권 행사에 무게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의 반려견 거주공간에서 임신 중 감염으로 새끼강아지 여럿을 잃었으나 살아남은 6마리를 기르는 어미견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동물보호재단의 반려견 거주공간에서 임신 중 감염으로 새끼강아지 여럿을 잃었으나 살아남은 6마리를 기르는 어미견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여권이 ‘검건희 여사 특검법’ 국회 통과를 앞두고 혼돈에 빠진 모습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맞물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특검법에 대한 ‘조건부 수용’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가 ‘독소조항 제거, 총선 이후 특검’이라는 조건부 수용안을 야당에 제시하며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면 대통령실은 조건부 수용안에 뚜렷하게 선을 그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특검법 자체를 윤 대통령을 흔들어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야당의 정치 공세로 간주하고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이 약 2년간 수사했음에도 혐의를 찾지 못한 사안을 민주당이 이 시점에 돌출되도록 한 것은 정략적이라는 것이다. 최근 한동훈 지명자가 특검법을 민주당의 선전·선동을 위한 ‘악법’으로 규정한 것과도 일치한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조건부 수용안에 대해 격노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건부 수용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악법이면 악법이지 총선이 지나면 악법이 아니냐”고 분명하게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이 오는 28일 야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윤 대통령은 시한인 1월 중순께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과 관련해 결단할 경우, 그 배경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어느 시점에 어떤 형식으로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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