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경제 축·국제 비즈니스 거점 특별법으로 못 박는다 [리뉴얼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 조성
금융 인프라 갖춘 해양도시 목표
파격적인 규제 완화·특례 적용
병원·학교 등 거주환경 개선 절실
양자 컴퓨팅 거점·세금 인하 기대
부산 국힘 상반기 법 제정 추진
2030월드엑스포 불발 이후 부산시와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 프로젝트다.
월드엑스포를 통해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려던 부산시와 정부의 시도는 아쉽게도 불발됐다. 대신 그 출구전략으로 글로벌 허브도시를 내세우며 당초 엑스포 유치를 통해 노렸던 ‘남부권 제2의 경제 축으로의 성장’을 완수하려 한다.
중앙정부로부터 규제 완화와 특례를 약속받은 글로벌 허브도시를 만들겠다는 이 프로젝트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을 중심으로 발의를 준비 중이다.
상반기 내로 특별법 제정까지 추진한다. 부산이 꿈꾸었던 경제 성장 목표를 가덕신공항처럼 특별법으로 확실하게 도장을 받아내겠다는 의미다.
■규제는 파격적으로 줄이고
글로벌 허브도시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부산에 ‘자유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이식하는 것이다. 싱가포르나 두바이, 상하이 등 풍부한 금융 인프라를 갖춘 해양 항구도시가 롤모델이다. 세계 2위의 환적항을 보유한 부산의 물류 역량에 배후도시를 구축하고 국제적인 금융 인프라를 더해 명실상부 국제도시 반열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다.
이는 당초 월드엑스포 이후 부산시가 그리려던 큰 그림과 다르지 않다. 다만,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가 ‘월드엑스포’에서 ‘글로벌 허브도시’로 바뀌었을 뿐이다.
부산시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기존에 있는 경제자유구역 등으로는 부족해 특별법을 동원할 방침이다. 그 정도 세제 혜택으로는 국내외 유망 기업을 끌어들일 만한 메리트가 되지 못하는 까닭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획기적인 규제 혁신과 특례를 적용시켜 부산이 세계적인 수준의 허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외국인이 편하게 살고 교육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혜는 꼼꼼히 채워 넣고
파격적인 규제 완화만큼 기대되는 게 특별법 제정으로 인한 특례 적용이다. 특히, 부산시가 강조하는 분야는 병원과 학교. 이 두 가지 인프라가 확실하게 지역 내에 뿌리내려야 부산의 정주 환경을 한 차원 위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부산외국인학교와 손잡고 명지 국제신도시에 선보이는 부산의 첫 국제학교인 로얄러셀스쿨은 오는 2027년 개교를 앞두고 있다.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명문 사립학교다. 규모도 착공 이후 2단계로 규모를 확장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경제자유구역청이 갖고 있는 국제학교 설립 권한을 이양받아 동부산과 서부산, 북항 등 시내 주요 거점에도 추가로 국제학교를 유치하려 한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교육 문제도 부산 이전이 꺼려진다’는 말이 더는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다. 지금도 수도권에만 의존하는 의료 인프라 역시 마찬가지다. 인프라의 수준을 올리는 동시에 부산 의료시설에서도 외국인 환자가 제대로 된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합리적인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모든 걸 특별법에 담아
부산시가 특례 부분에서 벤치마킹하는 건 2002년 특별법으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 1차 농업과 청정해양산업 중심으로 많은 특례를 얻어낸 제주처럼 부산도 전력반도체나 양자 컴퓨팅 부문 특례를 기대 중이다. 해당 분야 연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부산의 대학을 우선 사업자로 선정해야 하거나 고려해야 한다는 등의 문구를 특별법에 명시하는 식이다. 아예 정부의 양자 컴퓨팅 거점을 센텀시티로 못 박는 방법도 있다.
아울러 글로벌 허브도시 프로젝트로 부산시는 법인세를 대폭 낮추고, 외환거래 수수료와 관세를 삭감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친다. 부산시는 국민의힘 부산시당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21대 국회 내에서 특별법 제정에 팔을 걷었다. 내달 국회 상임위원회 상정이 목표다. 정부도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TF를 약속한 상태다.
국민의힘 전봉민 부산시당위원장은 “이달 중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의 발의를 준비 중”이라면서 “기재부와 행안부 등 주요 부처를 빠르게 설득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