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사 입찰·12월 착공… 2029년 조기 개항 ‘순항’ [리뉴얼 부산]
가덕신공항
4월 가덕신공항건설공단도 출범
기본계획 수립 등 준비작업 착착
시, 가덕 일대 공항경제권 계획
FTZ 지정 복합 물류 거점 조성
인근 부산신항과 시너지 효과도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롤 모델
부산·울산·경남 주민들의 오랜 열망인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이 새해엔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지난해엔 기본계획 수립과 함께 건설사 대상 사업설명회가 3차례 진행되면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면, 올해 초엔 건설사를 대상으로 입찰에 들어가고 오는 4월에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출범한다. 이후 12월께 착공에 들어간다.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설추진단은 2029년 개항 목표에는 변함없다고 밝히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가덕신공항 건설과 관련해 “내가 국토부로부터 보고받기로는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취임하게 되면 자세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취임사에서도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을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의 역할만이 아니라 이 지역을 글로벌 복합 물류 중심지로 키우고 배후지역을 광범위하게 개발시켜 가덕 일대를 공항 경제권으로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어느 나라나 할 것 없이 공항은 국제 여객·물류 운송의 중추적 기반 시설로, 국제 교류와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한다. 뿐만 아니라 공항 건설 운영과정에서 전후방 산업 파급효과가 큰 경제활동 거점으로 부상하게 된다.
대표적으로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첵랍콕 공항을 들 수 있다. 이 두 곳은 가덕신공항과 같은 해상공항이며, 글로벌 국제공항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으며 도시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곳이다.
창이공항은 2019년 기준 여객 7000만 명, 화물 200만t을 처리한 대형 공항이다. 이곳은 특히 세계 최대 실내폭포와 실내정원, 광장, 트램, 복합 쇼핑몰 등으로 공항 자체를 초대형 커뮤니티 공간으로 건설해 비행기를 안 타는 주민들도 즐겨 찾는 인기지역으로 만들었다.
부산시의회 출장단은 지난해 10월 창이공항을 방문한 뒤 보고서에서 “창이공항은 컨테이너 화물처리 세계 2위, 환적화물 처리 1위인 항만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공항 전 지역을 자유무역지역(FTZ)으로 지정해 국제 교역의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밝혔다.
홍콩 첵랍콕공항은 2021년 기준 전 세계 항공화물 처리량 1위를 차지한 곳이다. 홍콩 공항 당국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경제와 뛰어난 연결성, 충분한 화물 처리능력, 효율적인 화물 취급 및 보안을 첵랍콕 공항의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이곳 역시 공항에는 쇼핑몰, 국제전시센터, 스카이 피어, 호텔, 오피스타워 등의 시설을 갖췄다. 또 홍콩공항공단은 ‘스카이 시티’라는 공항복합도시를 건설해 공항시설을 최대한 활용, 경제 무역 관광 등의 산업 진흥을 유도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사례를 토대로 가덕신공항도 공항 전 지역과 배후지역을 자유무역지역(FTZ)으로 지정해 기업들이 관세 수속을 거치지 않고 화물을 하역하거나 환적하며, 세관의 수속 없이 화물을 재포장·가공해 재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 스키폴공항은 로테르담 및 암스테르담 항만과 스키폴 공항을 연계해 해상 화물과 항공 화물을 원활하게 환적 처리하고 있으며 특히 이곳은 세계적인 꽃시장이 있고 지역산업이 발전해 있어 항만과 공항을 함께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두바이도 제벨알리 항만 배후에 화물 중심의 두바이 월드센트럴 국제공항을 건설 중에 있다. 제벨알리 항만 배후에 기존 물류단지 외에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신공항을 포함해 대규모 공항물류단지와 물류도시를 140㎢ 규모로 조성 중에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네덜란드와 홍콩, 싱가포르 등 물류 강국들은 20km 이내에 대형 항만과 공항을 연계해 24시간 운영할 수 있는 글로벌 복합 물류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물동량 세계 6위인 부산항 신항과 가덕신공항 배후지역은 복합물류를 처리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시 관계자는 “공항과 항만 배후지에 페덱스, DHL 등 특송기업과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하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셀러의 글로벌 배송센터(GDC) 유치로 복합물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통계청은 2022년 지역내총생산(GRDP) 규모가 인천(100조 원)이 부산을 2000억 원 정도 앞섰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는 인천공항 개항과 그에 따른 항공 운송업과 기업유치 효과로 인한 것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사업은 부산시 역대 최대 규모의 사업인데다 국가적으로도 인천공항 이후 최대 공항 개발사업이다. 예산 규모로는 국내 인프라 사업 중 역대 최대다. 가덕신공항은 수도권 중심으로 기형적으로 발전해온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역사를 되돌려 국가균형발전의 토대를 다시 세울 시금석이 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사업은 지금은 삽을 뜨기 전이지만, 2030년 되면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좌고우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