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행 BRT, 서부산권 상습정체 해소 역할도 기대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도심~신공항 BRT 추진

BuTX 등 개항 시기 못 맞출 우려
기간 짧고 비용 적은 BRT 급부상
환승센터 등 추진 공항까지 연결
서부산 버스 노선 다양화 등 가능
용역 결과 따라 3년 내 개통 모색

가덕신공항 버스 교통망 확충을 위해 하단~진해 용원 구간(15.9km)과 하단~대티 구간(3.3km) BRT가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하단~진해 용원 BRT 계획 구간 내에 포함돼 있는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대로 전경. 정종회 기자 jjh@ 가덕신공항 버스 교통망 확충을 위해 하단~진해 용원 구간(15.9km)과 하단~대티 구간(3.3km) BRT가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하단~진해 용원 BRT 계획 구간 내에 포함돼 있는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대로 전경. 정종회 기자 jjh@

가덕신공항 시대를 앞두고 도심과 신공항을 잇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가 주목받고 있다. 다른 대형 교통 인프라 사업들에 비해 예산이 덜 들고 공사 기간도 짧기 때문이다. 다양한 버스 노선을 투입해 서부산권과 도심의 연계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단~녹산선·BuTX ‘조기 구축 한계’

신공항과 도심을 잇는 BRT 사업이 선순위 교통 인프라로 떠오른 이유는 신공항과 연계 가능한 대형 교통망 구축 사업들이 신공항 조기 개항과 보조를 맞추기 힘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부산도시철도 하단~녹산선은 2022년 정부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고가 구간의 지하화 추진과 추가 사업비 반영 등 사업 계획 변경으로 착공 시기가 더 늦춰질 전망이다.

하단~녹산선은 부산도시철도 1호선 하단역에서 녹산국가산단까지 무인 경전철이 다니는 13.47km의 노선(11개 역)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부산신항선이 가덕신공항까지 연장되고, 하단~녹산선이 부산신항선까지 이어질 경우 철도로 환승해 가덕신공항을 이용할 수 있어 공항철도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시는 고가에 경전철이 다니는 고가 철도 방식이 도시 미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역 주민 등의 의견에 명지국제신도시 중심부 일부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 계획 변경안(사업비 1527억 원·13.6% 증액)을 최근 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확정했다. 시는 계획 변경안과 관련해 정부와 적정성 조사, 추가 사업비 확보 등을 원만하게 협의하고 행정 절차를 빠르게 밟아 내년으로 예상되는 착공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 기간이 5년 이상 걸리는 데다, 강물 속으로 경전철이 지나가는 침매터널 구간 공사, 강서구 일대 연약 지반 등을 고려할 때 공기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민자로 추진되는 BuTX(부산형 급행철도)의 경우, 정부가 엑스포 유치 실패에도 민자 적격성 심사 등에서 적극적인 측면 지원을 약속했다. 시는 민자 적격성 심사와 실시 설계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말께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BuTX는 수소 전동차가 지하 40m 이상 대심도 터널을 초고속으로 운행하는 것으로, 총 54km 연장 구간에 7개의 역사가 들어선다. 사업비만 해도 약 4조 7692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매머드급 사업으로, 5~6년으로 계획한 공사 기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시는 앞서 국토부에 일반 철도인 부산신항선을 가덕신공항까지 연장하고, 하단~녹산선을 부산신항선까지 이어 환승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다. BuTX는 민자 구간이 가덕도 입구에서 끝나고 국토부가 추진 예정인 가덕신공항 접근 철도와 연결된다. 올해 말 개통 예정인 부전~마산 복선전철도 부산신항선과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도심~공항 잇는 BRT ‘발 빠른 대안’

버스 교통망은 공항 교통 체계에 있어 철도와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면에서 BRT를 구축하고 공항과 도심·광역을 연결 다양한 버스 노선을 투입하는 것은 신공항 연착륙을 위해 필수적이다.

시가 검토 중인 하단~진해 용원 구간 BRT는 르노삼성대로와 녹산산업대로를 관통하며 가덕도 입구까지 연결된다. 가덕도 입구에 환승센터를 만들면 현재 정부가 가덕신공항 기반 시설로 추진 중인 가덕신공항 진입도로와 연계할 수 있다. 인천공항이 인천 청라국제신도시~서울 강서구 화곡역 간 BRT 등을 통해 공항 이용객들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있다는 점도 좋은 선례다.

가덕도 입구에서 신공항까지 도로망 확충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 강서구 송정동과 가덕도를 연결하는 가덕대교와 신공항 연결 도로를 확장하는 방안이 추진되며, 송정IC에서 가덕대교까지 정체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녹산산단 위로 4차로 고가도로 놓는 사업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하단~대티, 하단~진해 용원 구간 BRT는 명지국제신도시과 녹산산단 등 서부산권 개발로 늘어난 정주 인구와 출퇴근 이동 수요에 대응하는 효과도 뛰어나다. 현재 강서구 일대는 시내버스 노선 부족과 철도망 미비로 자가용 이용이 많고,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BRT를 통해 버스 이용을 늘리고 자가용 이용을 줄여 교통난을 해소하는 선순환으로의 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다음 달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우선 순위로 도출된 BRT 구간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하단~대티와 하단~진해 용원 구간 BRT 사업을 별도로 추진하기 보다는 신공항과 연계성을 고려해 하나의 사업 구간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다만, BRT가 추진될 경우 공사 기간 중 출퇴근 시간대 교통 체증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시는 공사 구간을 여러 구간으로 나눠 발주해, 공사가 한꺼번에 진행될 수 있도록 하면 1년 내에 공사가 끝나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RT는 국비 확보와 실시 계획, 공사 등을 거쳐 3년 정도면 완공이 가능하다.

부산연구원 이원규 선임연구위원은 “시내버스 공영차고지가 강서구로 옮겨 가 BRT에 더욱 다양한 버스 노선을 투입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신공항과 연계되는 BRT의 기능과 이용 편의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