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물가도 고공행진… 오징어 값 10년 새 3배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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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소비자물가지수 133.29
458개 품목 중 가장 크게 올라
김·냉장 갈치도 10~50% 인상
과일·채소 등과 물가 부담 가중

13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 오징어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13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에 오징어가 판매되고 있는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국민 수산물’ 오징어 가격이 생산량 급감 여파로 지난 10년 동안 3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김, 냉장 갈치 등 밥상에 오르는 단골 수산물 가격도 고공행진 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단기적으로 정부 비축 물량을 푸는 한편 국내 자급률을 높이는 등 장기적인 수급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오징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33.29로 10년 전(46.73)보다 2.9배 올랐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458개 품목 중 상승 폭이 가장 크다.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정해 물가가 특정 기간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달 냉동 오징어 도매가격도 kg당 1만 5626원으로 전년보다 52.6% 올랐다. 소비자가격은 kg당 1만 9443원으로 평년과 비교해 30.6% 높다. KMI 관계자는 “비축 물량 방출과 소매점 할인 행사에도 불구하고 어황 부진이 계속되고 원양산 반입 시기가 지연되면서 물가 안정이 더딘 상태”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격 변화는 동해안의 수온 상승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탓이다. 올해 1분기 연근해 오징어 생산량은 1064t으로 10년 전(3만 4319t)보다 96.9% 폭락했다. 같은 이유로 씨가 마른 ‘명태’의 길을 고스란히 밟고 있는 셈이다.

전 세대에 걸쳐 선호도가 높은 김과 냉장 갈치도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최근 해외 수요가 폭증한 김은 지난달 마른김 도매가가 사상 처음으로 한 속(100장)당 1만 원을 돌파하며 품귀 우려를 낳는다. CJ제일제당은 자사 김 제품을 지난 2일부터 11% 인상했고, 광천·대천·성경김도 대형마트 김값을 10~30% 올렸다.

국내산 냉장 갈치는 지난달 소비자 가격이 kg당 3만 1390원으로, 올해 1월(2만 1593원)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50% 가까이 뛰었다. 주요 어장인 서해안과 제주도 앞바다의 수온이 오르면서 생산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냉동 갈치는 정부가 비축한 물량을 싸게 방출하고 있지만, 국내산 생물 갈치는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가릴 것 없이 자취를 감췄다.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2021년 기준 68.4kg으로 전 세계 1위다. 수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와 직결돼 있다는 의미다. 최근 수산물과 함께 주요 신선식품인 과일, 채소 등의 가격도 치솟으면서 ‘소비 절벽’이 우려되고 있다.

수산물 물가는 해류, 수온 등 여러 대외 요인과 얽혀 안정화를 위해서는 각종 상황을 가정한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부경대 김도훈 해양수산경영경제학과 교수는 “수산물은 생산 예측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국내 자급률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수입 물량으로 보완해야 한다”면서 “수시로 바뀌는 환경에도 물가를 유지하려면 특정 생물 의존도 낮은 가공식품 개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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