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 보전, AI 기술이 해법 제시” [WOF 제18회 세계해양포럼]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기조연설

미치다 유타카 의장
해양 산업 다양한 분야 응용 가능
오염 예측·물류업 효율화 앞당겨
생명·재산 보호, 산업화 기회 제공
데이터 신뢰 등 윤리성 고려해야
미래 세대 위한 국제적 협력 필요

백준호 대표
방대한 데이터 처리 중요한 역할
적용 대상 범위·비용 상당할 전망
AI 처리 성능 뒷받침할 장치 필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최적화해야
해양 자원 데이터센터 구축 필요

24일 2024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이 열린 롯데호텔 부산에서 (주)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올해 WOF는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대주제로 3일간 12개 세션을 진행한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4일 2024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이 열린 롯데호텔 부산에서 (주)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올해 WOF는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를 대주제로 3일간 12개 세션을 진행한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기후 변화로부터 해양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지켜야 합니다. 또 우리 사회에 닥친 해양 재난을 미리 예측해 피해를 줄여야 합니다. AI(인공지능) 기술은 이러한 해양 산업의 과제에 해답을 제시할 것입니다.”

유네스코 정부 간 해양학위원회(IOC) 미치다 유타카 의장은 24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제18회 세계해양포럼(WOF) 첫 기조연설에서 해양 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넘어서기 위해 AI 기술의 적용과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IOC는 1960년 유네스코 내에서 해양과학 분야의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된 독립 기구다.

■“해양 환경 예측해 재난 대비”

미치다 의장은 ‘오션 인텔리전스 위드 AI(Ocean Intelligence with AI)’라는 올해 포럼의 대주제에 맞춰 AI가 해양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해양 상태를 예측하고 오염을 모니터링하면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면서 “쓰나미 등 해양 재해를 예측하고 조기 경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해운 물류업도 AI를 통해 선박 경로의 최적화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네스코는 앞서 2017년 결의를 통해 2021~2030년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해양과학 10년’으로 선포했다. 이 계획은 해양 생태계 보전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해양과학의 촉진에 중점을 둔다. 구체적으로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해양 △예측 가능한 해양 △안전한 해양 등 7개의 목표를 제시한다. IOC를 포함한 국제 해양 기구·기관들은 AI의 급속한 발전이 이 계획을 2030년까지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미치다 의장은 “AI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복잡한 해양 기상 상태나 조류, 해류 등을 정교하게 예측해 미래 환경 변화를 대비하게 한다”면서 “이를 통해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어업이나 해양 관광 등을 원활하게 하는 등 바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급격한 발전에 따른 윤리적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도 나왔다. 미치다 의장은 유네스코가 2021년에 발표한 ‘AI 윤리 권고안’을 언급하며 AI 기술을 해양 예측에 적용할 때 데이터의 신뢰성, 편향성, 그리고 데이터 소유권 문제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성이나 데이터 추적 가능성 등의 문제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미치다 의장은 IOC의 선전 구호인 ‘하나의 지구, 하나의 바다(One Planet, One Ocean)’를 소개했다. 그는 “해양과학의 모든 분야에서 국제적인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면 우리에게 단 하나뿐인 바다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라면서 “모든 국가가 함께 협력해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를 구축해야만 미래 세대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호소했다.

■“데이터 분석, 반도체가 뒷받침”

미치다 의장에 이어 두 번째 기조연설자로 연단에 오른 (주)퓨리오사AI 백준호 대표는 “AI 반도체 기술이 해양 산업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백 대표는 2017년 국내 유일 AI 전용 반도체 설계 기업인 퓨리오사AI를 창업했다. 그가 2021년에 선보인 1세대 AI 전용 반도체 ‘워보이(WARBOY)’는 지난해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상용화에 성공했다.

백 대표는 “스마트 선박부터 해양 생물학까지 해양 산업 분야에서 AI 적용 범위는 막대하지만 그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라면서 “이는 해양 환경 변화나 국제 물류 현황 등에 관한 데이터의 양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방대한 탓이다. AI가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처리하려면 성능을 뒷받침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퓨리오사AI가 개발한 차세대 AI 가속기 ‘RNGD 텐서 수축 프로세서(TCP)’를 소개했다. 그는 “AI 기술 도입은 해양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해양 자원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고 있다”면서 “AI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더 똑똑하고 전력 소비가 낮은 AI 하드웨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백 대표는 앞으로 AI 기술이 해양 산업에 확산할수록 지속 가능한 AI 솔루션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최적화해서 AI의 연산 처리 능력을 올려야 막대한 해양 데이터를 큰 비용 증가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처리하기만 해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양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