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번엔 후티 반군 공습
1700km 날아가 예멘에 폭격
하마스·헤즈볼라 이어 3면전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본거지인 레바논을 폭격한 데 이어 예멘의 후티 반군 근거지를 공습했다. 이란을 주축으로 한 중동 내 ‘반이스라엘’ ‘반미국’ 무장 조직을 잇달아 공격하고 나선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예멘에 위치한 후티 반군의 근거지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데이비드 아브라함 대위는 이날 성명에서 “전투기와 공중급유기, 정찰기를 포함한 수십 대의 공군 항공기가 예멘의 라스이사와 호데이다 등지의 후티 반군 시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는 예멘 반군이 이스라엘 벤구리온 공항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이스라엘 공군은 예멘 호데이다까지 약 1700㎞를 날아가 폭격 작전을 수행했다.
예멘의 호데이다 발전소와 항구를 표적으로 공습한 이스라엘군은 공습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아무리 멀어도 적을 공격하는 데에는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예멘에서는 4명이 숨지고 4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의 일원인 예멘 반군은 이달 들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시작한 레바논의 헤즈볼라 공습을 이날도 이어나갔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과 동시에 전쟁을 벌이는 ‘3면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배후인 이란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 등을 지원하는 이란은 예멘 호데이다 항구의 발전소와 연료 탱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했다. 이란은 앞서 지난 7월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데 이어 지난달 27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폭사하자 강력한 보복을 경고했다. 그러나 아직 군사적 대응은 하지 않고 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