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공격에 이스라엘 보복 시사 ‘살얼음’
군기지·정보기관 겨냥 200발 쏴
양측 경고 위협 속 타협은 불투명
이란이 1일 저녁(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대규모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4월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지 5개월 만이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에 재보복을 경고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군기지와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총 2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자제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란 측은 이번에 동원된 마사일은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1이며 90% 이상 명중했다고 자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SNS를 통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전날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자기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단행한 이란 혁명수비대도 이스라엘의 재보복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모든 직접적 군사개입에 추가 군사행동을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점령지(이스라엘) 중심부에 있는 중요한 군사·안보 목표물을 표적으로 탄도미사일을 쐈고 군사기지 3곳이 타격 받았다”고 발표했다. 목표는 이스라엘의 네바팀, 하체림, 텔노프 등 3개 군사기지와 모사드(해외 정보기관) 본부이었으며, 이스라엘 민간인과 기반 시설을 공격하는 것도 가능했지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이란 측은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7월 말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이란을 방문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한 바 있다. 그 뒤에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공언했으나 실제 공격은 2개월이 지난 현시점에 이뤄졌다. 미국을 비롯해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국가들이 보복에 가담할 경우 함께 재보복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뒤따랐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경고에 타협해 긴장을 즉각적으로 완화할 지는 불투명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같은 날 내각회의에서 “이란이 큰 실수를 했으며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복을 예고했다. ‘누구든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보복한다’는 당초 원칙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은 이날 이란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약 3시간 전 이를 포착해 미군에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을 겨냥한 미사일을 격추하라고 지시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