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뚫린 낙동강 제방, 창녕 마을 2곳 물에 잠겼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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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내린 8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일대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폭우가 내린 8일 오후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 일대 마을이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지난 7일부터 이어진 강한 비가 주말 내내 전국을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침수 사고가 잇따랐다. 부산은 옹벽과 주택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에도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경남에서는 광범위한 침수 지역이 발생하고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경남 집 310채·도로 25곳 침수

물바다 된 화개장터 130명 대피

산사태·급류에 2명 사망·실종


부산 옹벽·축대 붕괴 등 잇단 피해

전국 11개 시·도 이재민 6000명


■강한 비에 놀란 부산

9일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일 퇴근 시간대부터 내린 비가 9일 오후까지 이어지면서, 부산은 누적 강수량 274㎜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사하구가 305.5㎜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남구가 268㎜, 부산진구가 234㎜를 기록했다. 이번 비는 특히 7일 밤과 8일 오전 사이에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강우량이 적었던 9일 오전에만 10여 건의 호우 관련 피해가 신고됐다.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남구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인력개발원 내 운동장 일부가 붕괴되면서, 토사가 5∼6t가량 운동장 아래 남부운전면허시험장 기능시험장으로 밀려왔다. 앞서 이날 오전 1시 14분에는 영도구 동삼동에서 주택 기둥이 무너져 안전조치가 이뤄졌다.

이에 앞서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 7일 오후 6시 50분께 사상구 감전동 사상구청 인근에서 차량 5대가 침수했으며, 이어 오후 9시 30분에는 연제구 한 사찰에서 옹벽 15m가 붕괴했다. 8일엔 오전 5시 30분께 서구 한 주택에서는 축대가 무너져 내려 주민 5명이 긴급 대피했다. 또 같은 날 오전 9시 10분께 사하구 감천동에선 옹벽이 붕괴돼 차량 3대가 매몰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남, 인명 피해에 주택 침수 300여 건

경남 하동군 화개면 등 일부 지역에서 최대 450㎜ 누적 강우량을 기록한 경남은 주말 동안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주택 침수만 310건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도 재난안전건설본부에 따르면 9일 오전 4시께 창녕군 이방면 장천리 구학마을과 죽전마을 등 2개 마을이 물에 잠겼다. 마을 침수로 2개 마을 주민 156명은 인근 초등학교로 대피했다. 창녕지역 마을 침수는 장천배수펌프장 배수문 고장으로 인한 배수 불량과 낙동강 제방 20∼30m가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선 지난 8일에는 거창군 주상면 한 야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80대가 매몰돼 숨지고, 밀양시 산내면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실종됐다.

또 진주와 하동, 함양, 산청 등을 중심으로 도로 25곳이 침수되고 47건의 토사 유출 피해가 이어졌다. 특히 침수 피해가 큰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는 상가 등 208동이 침수되고 13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이 밖에도 도내 주택 310채가 침수되고 농작물 292.8㏊가 물에 잠기거나 유실됐으며, 어선 12척이 부서지고 축사 2937㎡가 침수되거나 무너졌다. 또 18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237명이 대피하고 6억 원이 넘는 재산피해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의령 탐진 안씨 문중 정려각 기와가 파손되는 등 6건의 문화재 피해도 발생했다.


■전국, 인명 피해만 20여 명 달해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내린 폭우로 모두 1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으며 2명이 실종됐다. 지난 7일 오후 8시 29분 전남 곡성군 오산면 마을 뒷산에서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주택 5채를 덮쳐, 주민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8일엔 전남 담양군 무정면에서 대피 중 불어난 물에 휩쓸린 8살 남자 어린이가, 화순군 한천면에서는 농수로를 정비하러 나간 6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도 했다.

이번 폭우로 발생한 이재민만 광주 412명, 전남 2427명 등 전국적으로 11개 시·도에서 총 5971명(3489세대)에 달한다. 특히 장기간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산사태 위험이 커져, 전국적으로 산사태 위험을 피해 8867명(4159세대)이 대피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6일 오전 11시 34분 춘천시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인공 수초섬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등 선박 3척이 전복돼 2명이 숨지고 춘천시청 이 모(32) 주무관 등 3명이 실종돼 관련 당국이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백상·김길수 기자 k103@busan.com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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