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금슬 갑’ 주현 할아버지의 실낱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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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중반 할머니의 다리를 들어 올리는 80대 할아버지의 손이 많이 조심스럽습니다. 앞이 잘 안 보이는 주현 할아버지는 행여 잘못 힘을 줘 부인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매일 이렇게 하루에도 몇 번씩 숙희 할머니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몸을 움직여 줍니다. 할머니는 척추 신경이 손상돼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늘 금슬이 좋았던 노부부는 어쩌면 예전보다 지금 더 서로 의지하고 아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노부부는 5남매를 낳고, 넉넉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밝게 살았습니다. 자녀들이 장성한 뒤, 부부는 운영하던 세탁소를 정리했습니다. 큰돈은 없었지만, 검소한 성격이라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줄 알았습니다.

아내 쓰러져 소박한 삶도 끝나
병간호 할아버지마저 암 진단
아내 병원 치료 받는 게 소망

그러나 숙희 할머니가 쓰러졌습니다. 장례식을 예약할 정도로 위독했으나, 할아버지의 간절한 기도 덕분인지 기적적으로 깨어났습니다. 후유증이 커 요양병원 입원이 불가피했지만, 할머니가 곁에 머물러 주는 것만으로도 할아버지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병원비를 보태주던 자녀들도 사정이 급격히 안 좋아져, 지원이 끊겼습니다. 자녀들에게 가난을 물려준 것 같아 원망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요양병원을 나와야 했지만, 할아버지는 끝까지 아내를 지켜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고령에 시각장애가 있는 할아버지였기에, 남들보다 훨씬 많은 정성을 쏟아야 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이 노부부를 안타까워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부러워하기도 했습니다.

하늘은 무심했습니다. 병간호에 무리를 한 탓인지, 할아버지는 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처음엔 수술도 거부했습니다. 수술받는 동안 할머니를 돌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공공기관의 도움으로 공공돌봄이 가능해지자, 그제야 수술대에 올랐습니다.

지금도 고령의 시각장애인 할아버지는 공공방문 요양원이 오지 않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할머니를 간호하고 있습니다. 자녀 문제가 얽혀 있어, 의료비 지원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일종의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너무 힘든 시간입니다. 얼마 전엔 너무 힘들어 아내와 함께 모든 걸 놓아버릴까 하는 나쁜 생각도 했다며, 80대의 할아버지는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의지할 곳은 서로뿐인 이 노부부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여러분의 응원을 기다립니다.

△연제구청 복지정책과 이정민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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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자 선주 씨 후원자 93명 615만 1003원(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클릭 10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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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29일 자 선주 씨 사연

지난달 29일 자 선주 씨 사연에 후원자 72명이 337만 8260원을, 특별후원으로 938명이 BNK부산은행 공감 클릭으로 100만 원을 후원해 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모녀의 임대주택 보증금으로 사용됩니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어려운 형편 탓에 고등학교 진학을 망설이던 아들도 입학을 결정했다며 선주 씨는 감사함에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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