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한국거래소 석유시장, 투명성 강화 위해 노력”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조효제 파생상품시장본부 부이사장

“국내 석유제품 유통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세계 유일의 석유제품 현물 전자상거래시장인 ‘한국거래소(KRX) 석유시장’이 지난달 30일 개장 10주년을 맞았다. KRX석유시장은 석유제품의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2012년 개설됐다.

개장 10년… 연 거래액 8조 원 돌파
공급자 경쟁 붙여 유가 안정 효과
“시장 활성화 제도 개선 지속 추진”

KRX석유시장 회원은 정유사, 수입사, 대리점, 주유소 등 석유 관련 사업자 약 2000개사이다. 이들은 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 난방용 등유 총 3가지 제품을 거래한다. 주로 정유사, 수출입 업자 등이 제품을 매도하고, 대리점, 주유소 등이 매수하는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현재 조효제(58)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부이사장이 세계 유일의 KRX석유시장을 이끌고 있다.

조 부이사장은 “지난해 KRX석유시장 거래량은 설립 당시 대비 8배 이상 증가하고 연간 거래 대금도 8조 원을 돌파했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등 여파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음에도 KRX석유시장의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며 석유제품 유통채널의 한 축으로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KRX석유시장은 국내 유가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RX석유시장은 매도자에게는 수입부과금을 환급하고 매수자에게는 법인(소득)세 공제 등의 정부 인센티브 혜택을 제공한다. 이 덕분에 지난해 기준 KRX석유시장은 장외 가격보다 약 3%(L당 약 40원) 저렴하게 거래됐다. 이러한 가격인상 억제 효과는 결국 일반 국민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고 있다.

실제, 2017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정부 수탁과제보고서에서는 KRX석유시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휘발유와 경유를 저렴하게 매입한 주유소들은 소매가를 낮게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인근에 위치한 다른 주유소에서도 판매 가격을 인하시키는 파급 효과까지 나타났다. KRX석유시장의 경제적 순 효과가 연평균 1205억 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KRX석유시장은 알뜰주유소 제도의 주요 축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알뜰주유소 제도는 한국석유공사, 농협 등이 정유사로부터 대량으로 유류를 구매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조 부이사장은 “KRX석유시장은 한국석유공사, 농협 등과 정유사 간 거래를 위해 별도의 플랫폼을 제공해 대량의 유류가 안정적으로 거래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KRX석유시장은 국내 석유제품의 폐쇄적인 유통 질서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으나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고 한다. 고도로 자본 집약적인 석유산업 특성상 여전히 소수 생산자가 과점시장을 형성해 일반 주유소의 구매가격과 유통방식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많은 참가자가 KRX석유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가자가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판매 경쟁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조 부이사장은 “석유시장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거래소는 기존 수입부과금 환급, 법인(소득)세 공제 등 정부 인센티브 혜택과 별도로 자체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또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들이 일반 주유소에서 다양한 공급자의 석유제품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며, 공급자 간 가격 경쟁이 이뤄지면 판매가격도 자연스럽게 인하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