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흐름 맞췄더니… 직업계고 활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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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화에 맞춰 학과 개편에 나선 부산지역 직업계고에서 과거 미달 학과의 신입생 충원율이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쇠퇴 일로를 걷던 직업계고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직업계고 재구조화 지원 사업’을 통해 신산업이나 유망분야로 개편한 학과 중 상당수의 신입생 충원율이 100%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청 ‘직업계고 재구조화 사업’
디자인·3D프린팅· 베이커리 등
개편 학과 신입생 충원율 100%
“우수 학생 입학 교사들도 신바람”

배정미래고의 경우 2019년 신입생 충원율이 43%에 불과했던 금융학과(2학급)가 이듬해 디자인학과(2학급)로 개편된 이후 100%의 충원율을 기록하고 있다. 창업경영과(2학급)과 경영과(1학급)도 각각 43%, 45%였던 충원율이 미용학과(3학급)로 바뀌면서 3년째 100% 정원을 채웠다.

대광고의 발명과학과(2학급)는 2017년 76%에 그쳤던 충원률이 3D프린팅과(2학급)로 바뀐 뒤 입소문이 나면서 2019년부터 100%의 충원율을 기록 중이다. 2020년 정원의 84%만 모집한 세명고의 경영ERP과(2학급)도 지난해 외식베이커리학과(2학급)로 바뀌면서 정원을 모두 채웠다.

이 같은 인기는 시대에 흐름에 맞춰 시교육청과 직업계고가 적극적으로 협의하며 재구조화 사업을 벌인 덕분으로 평가된다. 앞서 시교육청은 2016년부터 교육부 사업과 연계해 변화하는 산업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직업계고 학과 개편을 추진해왔다. 2016년 금정전자고와 대광고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부산지역 36개 직업계고 중 22개교(43개 학과·93학급)에서 재구조화를 진행했다.

학과 개편은 뷰티아트·반려동물·외식베이커리 등 유망산업 분야와 신소재디자인·3D프린팅·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 분야 등 크게 두 방향으로 이뤄진다. 사업에 선정된 직업계고의 학과는 학급당 2억 5000만 원의 시교육청 예산을 지원 받아 실습실과 최신 장비 구비 등 교육 환경 개선을 진행한다.

부산컴퓨터과학고는 2018년 스마트소프트웨어과(2학급)를 3D콘텐츠제작과(2학급)로, 지난해 소프트웨어과(1학급)와 금융회계과(1학급)를 사물인터넷과(2학급)로 개편했다. 대광고도 2020년 전기전자과(3학급)를 뷰티아트과(2학급)와 VR콘텐츠과(1학급)로 바꿨고, 계성여고는 2019년 금융경영과(4학급)를 금융서비스(2학급)와 마케팅서비스과(2학급)로 분리, 2020년 외식경영과(2학급)와 관광경영과(1학급)를 디저트서비스과(3학급)로 합쳤다.

이 같은 재구조화 결과는 과거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과 대부분의 충원율이 최대 100%까지 상승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학교 측이 사업 신청에 앞서 전문가의 사전 컨설팅을 받기 때문에 시대 흐름에 부합한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교육계 설명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유망분야 여부뿐 아니라 취업 전략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상 학교와 학과를 선정하게 된다”며 “부산은 특히 직업계고 중 사립학교 비율이 높고 전통적인 회계·금융 관련 상업고가 많은데, 타 지역에 비해 재구조화 사업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학과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과 개편 뒤 신입생이 늘면서 열악한 처지였던 몇몇 직업계고의 경우 재탄생 수준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3년 전 재구조화와 함께 기존 부산경영고에서 교명까지 바꾼 배정미래고 김미영 교장은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면서 학교 환경이 바뀐 덕분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고, 덩달아 선생님도 신바람나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며 “부산, 수도권 업체들과 취업을 위한 다수 MOU도 맺는 등 학교가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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