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스타’ 현 청장 대항마 불꽃 경쟁…‘낙동강 벨트’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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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부산 북구는 진보 정당이 선전하는 서부산 ‘낙동강 벨트’(북·강서·사상·사하)의 최전선 지역이다. 지난 3·9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39.8%로 부산 평균(38.2%)을 웃돌았다. 그러나 낙동강 벨트 4개 구 중 유일하게 이 후보의 득표율이 40%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이기도 했다. 강서가 42.9%로 낙동강 벨트 중 가장 높았으며 이어 사하 40.2%, 사상 40.1% 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현역 국회의원인 전재수(북강서갑) 의원 등을 앞세워 북구청장 수성에 총력전을 펼친다. 전 의원은 “4년 전 당선된 민주당 구청장들은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다음 선거가 어렵다는 심정으로 치열하게 일을 해 왔다”면서 “과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국민의힘 구청장과 비교해 주민들은 큰 효용감을 느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명희 구청장·이순영 부산시의원
민주, 여성 정치인 대결 구도 확정
10일 면접… 이번 주 경선 여부 결정
국힘은 오태원·조성호·손상용 3파전
세 후보 일찌감치 사무실 내고 선거 준비

최근 마감한 북구청장 공천 신청 명단에는 정명희 구청장과 함께 이순영(북구4) 부산시의원이 이름을 올려 ‘여성 정치인 대결’ 구도가 마련됐다. 정 구청장은 코로나19 대응, 구포개시장 폐쇄, 예비문화도시 선정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왔다. 약사 출신의 강점을 살려 부산 최초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와 음압컨테이너 진료소를 도입했다.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로 전국의 기초연금 분담률을 개선해 ‘편지 스타’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구 명칭 변경, 청사 이전 등 굵직한 정책이 반대 여론에 지지부진하면서 구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피로감이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시의회 교육위원장인 이 시의원은 통학 안전, 학습 능력 관련 조례를 다수 제정했고, 주요 공약으로 ‘교육 격차 해소’ ‘교육 문화 특구 지정’을 내세운다. 북구에서 시·구의원을 지내며 회기 내 회의를 한 차례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의정활동에 열정을 보였다.

민주당은 당내 적합도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가 20%포인트 이내일 경우 경선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적합도 조사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10일 후보자 면접을 거쳐 이번 주 중 경선 여부를 확정지을 전망이다. 현재 지역위위원회는 인지도가 높은 현역 구청장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이번 지선이 북구를 비롯한 낙동강 벨트 탈환의 최적기로 본다. 낙동강 벨트 한 당협위원장은 “북, 강서 등은 현역 구청장의 개인 경쟁력이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 “유권자들도 새롭고 신선한 인물에 대한 갈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에서는 구청장 후보 자리를 놓고 오태원 북구 체육회 회장, 조성호 전 부산시 행정자치국장, 손상용 전 시의원 간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오 회장은 북구장학회 이사, 구포초등 총동창회장 등을 맡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 왔다. 자신의 고향인 경남 양산의 빈곤 청소년에게 110억 원 상당의 공공주택을 지어 주는 통 큰 기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북구신청사 건립, 낙동강~백양산 구간 관광벨트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조 전 국장은 과거 북구청에서 19년간 근무한 도시행정전문가로서 문화복합센터 건립, 중·소 단위 컨벤션센터 유치 등을 공약한다. 7일에는 고위 관료 출신인 사하 이갑준, 강서 김형찬 예비후보와 낙동강 벨트 공통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다. 손 전 시의원은 “낮은 재정자립도와 인구 감소로 북구가 위기에 처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시의회 부의장을 지낸 손 전 시의원은 부울경 메가시티 통합청사 유치, 200만 리버시티 조성 등을 주요 공약으로 강조한다.

현재 북강서갑 박민식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내 당심은 오 회장 쪽에 쏠린다. 김효정(북구2), 박대근(북구1) 등 시의원 출마자도 오 회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청장 선거는 기본적으로 북강서갑 당협이 주도적으로 관여해 왔지만, 경선으로 갈 경우에는 북강서을 당심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북강서을 김도읍 의원의 입김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다.

3명의 예비후보는 일찌감치 유동 인구가 많은 덕천·구포동 일대에 선거 사무실을 내고 경선에 대비해 분주히 인지도를 쌓고 있다. 각 후보는 경선 시 당내 최대 가산점(득표율의 20%)도 동일하게 받는다. 정치 신인 또는 국가유공자 가산점을 각각 확보했다.

이와 함께 북구에서는 국민의당 정규룡 전 국민연금공단 부산지역본부 부장이 도전장을 던졌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북구는 ‘윤풍’을 등에 업은 국힘과 전재수 의원을 필두로 한 민주당 간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낙동강 벨트 중 몇 곳을 수성할지도 이번 지선의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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