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승리 취했나… 국힘 PK 지선 ‘공천 잡음’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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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1일 박형준 시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하는 등 부산·울산·경남(PK) 지방선거 공천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지역에서 금품수수설과 후보 내정설, 특정인 지지 등 공천 잡음이 불거져 심각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3월 대선 승리 이후 자만에 빠졌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예정보다 열흘 앞당겨 박 시장을 부산시장 후보로 선정했다. 하지만 경남에서는 박완수 의원과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 간 고소·고발이, 울산에서는 윤석열 당선인과의 친소 관계를 놓고 극심한 이전투구가 벌어진다.


경남·울산 광역단체장 공천 놓고
고소·고발전에 이전투구 ‘몸살’
부산 기초단체장 돈공천·내락설
심각한 후유증·선거 영향 불가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

기초단체장 공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부산 정가에서는 “일부 당협 위원장이 돈을 받고 특정인의 공천을 약속했다”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에 ‘돈 공천’ 의혹이 제기된 곳은 2곳이지만 부산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를 ‘전략공천’ 대상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나머지 후보들이 “경선을 실시해 달라”고 강하게 반발한다. 전·현직 비서관 등 국회의원 측근들의 광역·기초의원 공천 신청에 대해 한 구의원 출마자는 페이스북에 “시·구의원이 모두 공관위와 무관하게 이미 결정났다”며 “공정한 경선은 온데간데없고, 국회의원의 특정 인사 내리꽂기만 남았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몇몇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거나 집단 반발하기도 한다. 현재 당협 위원장이 전략공천 가능성을 시사한 곳은 부산 중, 영도, 동래, 금정, 연제, 수영, 사상 등 8~9곳이다. 이들 지역 대부분에서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감지된다. 전략공천 대상에서 제외된 모 인사는 “경선을 안 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진, 남, 북, 해운대, 사하 등 5개 분구 지역에서는 당협 위원장의 특정인 지지 문제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지난 9일 최준식 해운대구청장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최준식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원해 반드시 우리 당 후보로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공천 심사 직전에 현역 의원이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다른 후보 지지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해운대갑에서만 3명의 구청장 예비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같은 국민의힘 공천 갈등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박형준 시장은 “6월 부울경 지선을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TBS가 8~9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도 국민의힘(36.6%)과 민주당(30.0%)의 PK 지지도 차이는 불과 6.6%포인트에 불과했다.

뉴스토마토와 미디어토마토 조사(5~6일)에선 부울경 유권자들이 정당(23.3%) 못지않게 인물(21.3%) 정책(26.2%) 도덕성(9.1%) 능력(15.4%) 등을 보고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부산 정가에서는 북, 남, 부산진, 사하, 해운대 등 5곳의 분구 지역을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해 야권 바람이 거세지만, 섣부른 기대 심리가 이런 분열상으로 이어져 결국 지선 결과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권기택·강희경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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