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험난한 인사청문회 예고한 윤 정부 초대 내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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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0일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에 이어 13일 추가로 8명의 장관 후보를 지명했다. 차기 정부를 이끌 초대 내각의 진용이 대부분 짜여진 게다. 다음 달 10일 윤 당선인의 취임과 동시에 새 정부가 출범하기 위해서는 다음 주부터 이달 말까지 각 부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회 정국이 펼쳐질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1·2차 내각 인선에서 능력 중심으로 발탁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인선으로 지적되는 등 참신성과 다양성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내각으로 평가하고 있어 청문회에서 여야의 치열한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 기대에 미흡해 인사 검증 공방 예상
여야 치열한 기싸움 아닌 소통·협치 절실

장관 후보자 16명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한마디로 ‘서육남’으로 요약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원들에 대한 세간의 불만인 ‘서오(50대)남’에서 연령이 더 높아졌다. 60대가 9명이나 된다. 평균 나이 59.7세로 겨우 60세를 면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 7명, 고려대 4명 등이다. 전체 후보의 출생지별로는 광주·전남과 충남 출신이 전무하고, 여성도 3명에 불과하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측 인물도 없어 윤·안 공동정부 구성이 벌써부터 삐걱댄다는 비판을 받는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국정철학과 국민의 소망인 국민통합에도 미흡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이처럼 윤 당선인의 첫 내각 인사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수준에 크게 미달한 원인은 측근 위주로 새 정부 초기의 조직 안정에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특권층을 위한 끼리끼리 내각”이라며 “국정철학도 비전도 국민통합도 없다”고 비난했다. 인사청문회에서 거대야당이 될 민주당의 철저한 검증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론스타 의혹’이 또다시 불거지는 등 흠결 의혹을 사는 후보자가 많아 민주당의 검증 공세가 거세질 전망이다. 여소야대 청문회의 험로가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원활한 정권 교체가 필요한 시기에 여야가 ‘강 대 강’으로 대립할 게 불 보듯 뻔해 극심한 정쟁이 우려된다는 데 있다. 이번 2차 인선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서다.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한 후보자 발탁은 민주당이 밀어붙이려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에 강경 대응하기 위한 파격적 인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사청문회는 물론 4~5월 국회에서 여야 간 마찰이 심각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가 최우선시해야 하는 건 국민뿐이다. 민생 안정을 위해 당리당략을 떠난 소통과 협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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