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국가정원 후보지 거제시 일방적 추가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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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가 한·아세안국가정원 조성 후보지로 기존 동부면 구천리와 함께 대체지 2곳을 더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는 물론 시의회와도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다른 정쟁의 대상의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제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산림청에 동부면 구천리와 동부면 산촌간척지 그리고 거제면 농업개발원 거제식물원 인근을 국가정원 조성 후보지로 제안했다.

올 2월 경남도·거제시와 ‘정원도시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산림청은 국가정원 조성 타당성 용역에 필요한 후보지 3곳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시는 그동안 동부면 구천리 일대를 염두에 두고 국가정원 밑그림을 그려왔다. 하지만 국비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산림청의 판단이다.

산림청은 이들 3곳을 대상으로 타당성 용역을 진행하고, 정원정책자문위원회 평가를 거쳐 최적지를 가려낼 계획이다.

후보지는 모두 면적이 30ha 이상인 데다 바다와 인접하고 관광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다. 남부내륙철도 등 광역교통망과 접근성도 용이해 산림청이 요청한 기본 요건을 충족한다. 동부면 구천리가 아닌 곳이 낙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문제는 후보지 선정 과정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될 사안인데도 공론화가 없었다. 심지어 시의회조차 몰랐다. 시의회 관계자는 “후보지 추천과 관련해 사전에 보고된 바는 없었다”고 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논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가정원은 거제시 최대 현안 중 하나다. 기존 대상지 외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민의를 들어야 한다. 행정의 일방적 판단으로 밀어붙이면 분쟁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지방선거가 목전에 닿으면서 국가정원을 둘러싼 정쟁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김범준 거제시장 예비후보는 국가정원을 자신의 공약인 ‘독봉산 거제대공원’ 안에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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