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임금이 귀 크게 열면, 백성의 아픔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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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숲의 임금님 귀/김문홍

임금님 귀는 진짜 컸을까? 장편 역사 동화 는 ‘사실 임금님 귀는 보통 사람들 귀와 똑같은데 일부러 크다고 소문낸 것은 아닐까?’라는 공상에서 시작됐다. 김문홍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동화, 소설, 희곡을 쓰고 연극평론가로 활동 중이다. 는 2005년 전국창작희곡공모 은상 수상작으로 2006년 극단 시나위가 부산연극제에서 공연했다. 이후 단편소설 로 소개되고, 올해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동화로 재탄생했다.

책은 에 실린 신라 경문왕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주인공 가실은 서라벌에서 으뜸가는 복두장의 손녀이다. 가실은 예리한 눈썰미로 할아버지가 만든 복두(두건)를 최종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어느날 서라벌에 ‘임금님 귀는 크다’는 소문이 돌고 복두장인 할아버지와 가실은 임금에게 불려간다. 그런데 복두 치수를 재기 위해 직접 본 임금의 귀는 보통 사람과 같았다. 신하들의 정치적 계략으로 만들어진 소문이었지만 임금은 자신의 귀가 크다고 믿고 있었다. 이후 서라벌에 ‘임금님의 귀는 크지 않다’는 소문이 돌자, 신하들은 가실의 할아버지에게 ‘귀가 크다’라는 소문을 다시 내라고 협박한다.

작가는 “옛날의 임금님은 오늘날의 대통령과 같다”고 말한다. 임금은 항상 귀를 크게 열고 백성들의 소리를 새겨듣고 바른 정치를 해야 한다. 동화 속 임금의 귀는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한다. 가실은 ‘백성의 아픈 마음을 듣고자 하는 임금의 간절한 마음이 귀를 커지게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임금의 귀 크기를 떠나 가장 중요한 것은 제대로 민심을 듣고 실천으로 옮기는 것 아닐까. 김문홍 글/어수현 그림/고래책빵/127쪽/1만 1000원. 오금아 기자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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