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으로 전 세계 50년 만에 최대 물가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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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 5m 초대형 탁자가 프랑스, 독일 정상과의 회담에 이어 26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도 ‘등장’했다.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열린 회담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민간인 대피를 위한 러시아의 협조를 요청했다. AP연합뉴스

세계은행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식량,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50년 만의 최대 물가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기는 침체되지만 물가는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내놓은 상품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식량·에너지 가격이 향후 3년간 상당 부분 유지될 것으로 봤다. 또한 세계 경제가 1970년대 경험했던 스태그플레이션에 다시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 ‘상품 시장 전망 보고서’
향후 3년간 가격 상승 지속 전망
스태그플레이션 발생도 경고
“가난한 나라 피해가 특히 우려”


보고서 공동저자인 피터 네이글 세계은행 경제학자는 “가격 상승이 경제적, 인도적으로 큰 영향을 미쳐 전 세계 가정이 생활비 위기를 느끼고 있다”면서 “소득 대부분을 식량과 에너지에 지출하는 빈곤층 가정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향후 현재 수준보다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지만 2024년 말에도 여전히 지난 5년 간 평균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가격 상승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2020년 4월 이후 가격이 배 이상 치솟은 유럽의 천연가스다. 유가도 2024년까지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정도를 유지하면서 세계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에너지 가격은 50%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1%를 생산해 세계 3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럽이 수입하는 천연가스의 40%, 석유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이미 가격이 크게 오른 식량 가격도 앞으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 식량가격지수는 60년 전 가격지수가 도입된 이래 이미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수출 급감으로 밀의 경우 달러 기준으로 가격이 42.7%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고 보리는 33.3%, 콩 20%, 식용 기름 29.8%, 닭 41.8%가 각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JP모건과 S&P 글로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전 세계 밀 수출의 28.9%, 식품 가공에 중요한 해바라기씨 공급의 60%를 각각 차지한다.

비료와 금속, 광물 등 다른 원자재의 가격도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목재와 차, 쌀 가격은 하락이 예상되는 몇 안 되는 품목이었다.

인더미트 질 세계은행 부총재는 “이런 전반적인 상황은 1970년대 이후 우리가 겪은 최대 상품 쇼크에 해당한다"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국내 경제 성장을 위해 모든 기회를 이용하고 세계 경제에 해가 될 수 있는 조치는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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