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경찰서장·112상황관리관·용산구청장·용산소방서장 입건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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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

7일 이태원 참사 현장 주변 경찰 통제선 밑에 추모꽃이 놓여 있다. 국가애도기간은 지난 5일 종료했다. 연합뉴스 7일 이태원 참사 현장 주변 경찰 통제선 밑에 추모꽃이 놓여 있다. 국가애도기간은 지난 5일 종료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포함한 ‘이태원 참사’ 책임자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과 소방, 관할 구청의 보고·대응 실패가 사태를 키웠다는 판단으로, 책임자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7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 용산서 정보과장·계장 등 6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특수본은 박 구청장과 최 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하고, 이 전 서장과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 당직이었던 류 총경은 업무상 과실치사상에 직무유기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용산서 정보과 과장과 계장은 직권남용, 증거 인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박 구청장과 최 서장은 참사 당일 충분한 예방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발생 이후 약 1시간 30분 동안 지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서장은 참사 당일 오후 9시께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현장을 통제하다가 뒤늦게 사고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9시 57분에서 10시 사이 관용차량을 타고 녹사평역 인근까지 갔지만, 교통 정체로 진입이 어려워 근처 일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11시 15분께야 현장에 도착했다. 류 총경은 사고 당시 상황관리관으로서 상황관리를 총괄해야 함에도 이를 태만히 해 상황 보고를 지연시킨 혐의를 받는다.

용산서 정보과 과장과 계장은 참사 당일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경고한 내부 보고서를 참사 발생 이후 삭제한 혐의(직권남용·증거인멸)를 받는다.

특수본은 이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직무유기, 증거인멸 등의 혐의를 적용해 참사 당일 보고·지휘 실패 등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에 대한 감찰과 수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특수본은 현재 녹취파일 등 전자정보 6521점, 휴대폰 2대 등 총 7134점을 압수해 참사 당시 상황을 분석 중이다. 참사 현장 인근 CCTV 영상 57개와 SNS 영상 등 78개, 제보 영상 22개 등 총 157개 영상에 대해서도 1차 분석을 완료해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다. 지난달 31일 국과수와 1차 합동 감식으로 확보한 3D 스캐너 계측 결과를 바탕으로 지리 위험도를 분석하고 CCTV 영상 자료 등을 토대로 시간대별 군집도 변화도 파악 중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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