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경찰 수뇌부 정조준

8일 오후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가 압수수색에 나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가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 집무실을 포함한 4개 기관 55곳을 압수 수색했다. 특수본 수사가 서서히 경찰 수뇌부 등 ‘윗선’을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특수본은 8일 오전 10시께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본부, 서울도시철도 이태원역 등 4개 기관 55곳에 수사 인력 84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2일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지 엿새 만이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 집무실도 포함됐다.특수본 압수물 분석 이후 이들은 피의자로 입건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입건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이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 정보·경비부장실과 112상황실장실, 용산경찰서 정보·경비과장실도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과 관할 용산경찰서의 정보라인이 참사 전 인파 과밀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상한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는지, 이 보고서가 사후 삭제됐는지가 수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특수본은 용산구청에도 수사 인력을 투입해 용산구청장실과 부구청장실, 행정지원국·문화환경부 사무실, CCTV 통합관제센터 등 19곳에 대한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와 서울종합방재센터 종합상황실, 용산소방서 등 소방 관련 7곳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이날 2차 압수수색은 사고 수습 과정 등에서 경찰 수뇌부와 각 기관 간 의사 결정과 소통·지휘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이미 입건된 이 전 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을 시작으로 윤 청장, 김 서울청장도 조만간 소환될 전망이다. 곽진석 기자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