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는 평이, 수학은 어려워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여고 고사장에서 시험을 마친 학생들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교문을 나서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에 이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보다 최상위권 기준으로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코로나 세대인 고3 재학생에겐 체감 난도가 더 높고, 중간 난도 문항이 더 어려워지는 등 수험생이 느끼기엔 여전히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수능 출제본부는 17일 올해 수능에서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하고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윤봉(충남대 교수)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수능 출제 방향 브리핑에서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며 “올해 2차례 시행된 모의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예년 출제기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작년부터 EBS 연계율 비중이 축소된 부분이 ‘불수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체감 연계도’를 올리는 데 노력했다”며 “선택과목이 있는 영역에서는 과목별 난이도의 균형이 이뤄지도록 출제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1교시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쉽게 출제돼, 평이한 수준이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했다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초고난도 문항(킬러 문항) 수준도 작년 수능보다 덜 까다로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2교시 수학 영역은 초고난도 문항은 줄었지만 지난해 수능만큼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중간 난도 문항이 늘어 중하위권의 고전이 예상된다. 3교시 영어 영역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부산지역 시험장에선 종료종이 울린 뒤 답안 작성 6건, 전자기기 소지 2건, 4교시 응시방법 위반 3건 등이 적발됐다.

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21일까지 5일간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 이달 29일 정답을 확정 발표하고, 성적은 다음 달 9일 통지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