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그라운드 휘젓는 무서운 10대들
바르셀로나 소속 18세 가비
스페인 월드컵 역대 최연소 득점
이란전서 선제골 19세 벨링엄
잉글랜드의 ‘될성부른 떡잎’
일본전 활약 19세 무시알라
독일 ‘차세대 에이스’로 낙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무서운 10대’들이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 코스타리카의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선 ‘무적함대’ 스페인이 7-0 대승을 거뒀다. 스페인은 멀티 골을 터트린 페란 토레스(22·FC바르셀로나)를 비롯해 6명의 선수가 득점했는데, 그 중엔 18살의 ‘신성’ 파블로 가비(바르셀로나)도 포함됐다.
이날 가비는 팀이 4-0으로 앞선 후반 30분 알바로 모라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골문 정면에서 오른발 발리슛으로 때려 골망을 출렁였다. 슈팅한 공은 골대를 맞고 골문 안으로 그대로 들어갔다.
이 골은 역사적인 득점으로 기록된다. 2004년생인 가비는 이날이 18세 110일로, 월드컵 역사상 세 번째 어린 나이에 골을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월드컵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골을 넣은 선수는 17세 249일의 나이에 득점한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다. 멕시코의 ‘전설’ 마누엘 로사스(18세 93일)가 두 번째 어린 나이에 득점을 기록했다.
이미 가비는 올해 17세 304일의 나이로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UNL) 체코전에서 골을 넣어 스페인 최연소 A매치 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골로 스페인 월드컵 역대 최연소 득점자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2015년 11세의 나이에 바르셀로나에 입단했던 가비는 2021-2022시즌에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했다. 엄청난 활동량과 정확한 패스, 창의성을 겸비한 가비는 올 시즌 바르셀로나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이날 코스타리카전에서도 90%에 육박하는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공격수들에게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줬고, 월드컵 데뷔전에서 데뷔골까지 터트리는 활약을 펼쳤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디 벨링엄(19·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10대 돌풍’의 선두주자다. 2003년생인 벨링엄은 지난 21일 이란을 상대로 했던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선제 골을 터트렸다. 전반 34분 루크 쇼의 크로스를 머리로 정확히 받아넣은 벨링엄은 잉글랜드가 6-2 대승을 거두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 골 역시 그의 월드컵 데뷔전 데뷔골이다.
벨링엄도 잉글랜드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월드컵에서 득점한 선수가 됐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골을 기록한 선수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마이클 오언(18세 190일)이다.
미드필더에서 주로 뛰는 벨링엄은 스트라이커 못지않은 공격력도 자랑한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독일 포칼컵 등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비, 벨링엄 못지않게 눈길을 끈 선수는 독일의 자말 무시알라(19·바이에른 뮌헨)다. 독일은 23일 할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1-2로 역전패 당하며 이변의 희생양이 됐지만, 무시알라의 활약은 빛났다.
이날 무시알라는 골맛은 보지 못했으나, 번뜩이는 패스와 드리블, 슈팅으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후반 6분 순식간에 일본 수비수 6명을 제치고 강력한 슈팅을 날린 장면은 압권이었다. 비록 슈팅이 골문을 빗나갔지만, 관중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무시알라 역시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4경기에 나와 9골 6도움을 기록 중인 차세대 에이스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