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하람 "핵심 파트너는 윤석열 대통령, 이준석은 당 상임고문"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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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협 여당 당권주자 릴레이 인터뷰 - ③ 천하람

"가덕신공항, 엑스포 차질 없도록 조기 개항 절실"
"최우선 파트너는 윤석열 대통령, 이준석은 상임고문"
"총선, 검증된 정치 신인 밀어야…능력 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 없어. 끝까지 '천하람 돌풍'"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최근 서울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강원일보 제공 국민의힘 천하람 당대표 후보가 최근 서울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강원일보 제공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대표 후보는 대통령실과 ‘윤핵관’ (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등 상대를 가리지 않는 ‘쓴소리’로 단숨에 상위권 당권주자로 자리 잡았다. ‘대통령 공천 불개입’을 강조하는 등 당정 지도부에도 각을 세운 그는 당대표가 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에 대해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불편한 관계는 아니다. 당대표가 되면 가장 중요한 핵심 파트너는 윤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이준석 전 대표는 당장의 파트너가 아니다. 할 말은 하고, 할 수 있는 건 꼭 해내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부산 최대 현안인 가덕신공항과 2030부산월드엑스포에 대해서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과 엑스포 유치는 국민과의 약속으로, 어떻게든 이뤄져야 한다”며 “당대표가 되면 엑스포 유치에 차질이 없도록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이끌고, 젊고 당찬 외교 전략으로 엑스포 유치에 노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지난 20일 <부산일보> 등 9개 지역 대표 언론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이하 한신협)와의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차기 공천 전략으로 “'줄서기'하는 사람만 인정하고 내 정치 하겠다는 사람은 쳐내는 것이 문제”라며 “국민이 보기 싫어하는 후보를 쳐내고, 검증된 정치 신인과 믿을만한 당협위원장, 당직자 등을 내세워 공천 파동을 가능한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마자들의 활동과 성과 등을 데이터베이스화 해 내신 성적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상호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천 후보는 막판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천 후보는 “많은 분이 제가 안철수 후보와 방향성을 공유한다고 생각하는데, 안 후보는 용기와 결기가 부족한 사람”이라며 “윤핵관을 윤핵관이라 말하지 못하고, 선관위의 잘못된 행태에 지적 한 번 하지 못 한다. 단일화로 개혁에 대한 의지와 소신을 가진 지지층을 배신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천 후보는 보수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생각보다 많은 분이 계파정치에 빠지지 말고 ‘더욱 치고 나가 달라’는 주문을 했다”며 “지지도가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진정한 '천하람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 더욱 달릴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윤심' 당무 개입 논란이 뜨거운데

“우선 당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에 동의하기 어렵다. 건강한 경쟁이 있어야 민심을 닮은 정당이 되고 총선 승리, 재집권도 가능하다. 이 전 대표를 몰아내고, 유승민 전 의원을 주저앉히고 나경원 전 대표와 안 후보마저 적으로 돌렸는데 과연 누군가가 지지율이 올랐나. 국민 모두가 다 아는 상식을 윤핵관 정치인들만 모르니 국민의힘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비전 경쟁’을 보여주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지지자들이 주로 어떤 주문을 하는지

“‘내가 이 꼴 보려고 정권교체 시켜 줬냐’는 말과 ‘윤핵관은 선거 과정에서 해만된 것 같다’는 등의 한탄이 많이 들린다. 당원들이 ‘더욱 세게 해 달라’는 주문을 많이 한다. 윤핵관과 충돌하지 말라고 당부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다르다. 더 강하게 싸우고, 계파정치에서 벗어나 멱살 잡고 당을 이끌어 달라는 당부를 많이 듣는다.”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사실 걱정되는 부분들이 있다. 대통령 측근에 대한 저의 비판이 사실상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하기는 어렵다. 이 전 대표 지지를 받고 있어 (대통령실의) 불편함이 이어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알고 있다. 다만 누구보다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윤 대통령이다. 이 전 대표는 전 대표로서 당의 상임고문 정도의 포지션이지 않겠나. 당대표가 되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을 명확하게 해서 대통령이 나중에 ‘너 왜 말 바꾸냐’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윤 정부가 가장 잘한 일과 가장 아쉬운 일을 꼽는다면

“잘한 일은 연금, 교육, 노동 3대 개혁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밝혔다는 데에 있다. 모두 문재인 정부가 피해 왔던 개혁 의제다. 이를 직면한다는 점은 대단히 용기 있는 천명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야당과의 협치를 말하기 이전에 우리 여당 안에 있는 자원, 여당 안의 스펙트럼조차 잘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소모적 정쟁을 반복하는 거대 양당에 대한 쇄신안이 있다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양당 모두 민심에 대한 반응성이 떨어진다. 두 정당 모두 각자의 성문을 걸어 잠그고 30% 내외의 지지층만을 위한 정치를 한다. 각 세력 내 기득권 지키기에만 몰두하는 셈이다. 정답은 간단하다. 먼저 변화하면 된다. 경쟁 대상은 민주당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어야 한다. 민심을 닮은 정당이 되면 ‘재명 수호’에만 몰두하는 민주당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자체 혁신에 따라올 수밖에 없다. 동시에 혐오정치를 종식하기 위한 근본적인 선거제도 개혁도 고민해볼 시점이다. ‘멀쩡한 사람도 국회에 가면 괴물이 된다’는 국민 불신을 넘어서려면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전당대회 분위기는 어떤지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화가 나는 지점은 '민심'을 빼버렸다는 것이다. 가장 많이 듣는 건 ‘저도 투표할 수 있나요’라는 말이다. 집권여당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선거가 당원 100% 투표로 진행되고 민심을 빼 버리니까, 대부분 사람은 ‘나랑 상관 없는 일이네’라며 고개를 돌리고 만다. 국민 관심도 자체가 낮아져서 파급력이 떨어지는 건 정말 아쉬운 지점이다. 당대표가 되면 민심을 배제하는 전대룰을 뜯어 고치겠다.”


-구상하고 있는 총선 필승 전략은 무엇인가

“우선 공천 파동을 가능하면 줄이고 싶다. 첫째로 국민이 보기 싫어하는 사람은 잘라내야 한다. 두 번째는 검증된 정치신인의 우대다. 선거 때마다 심하면 40%씩 물갈이됐다. 누구를 자르느냐보다는 누구를 넣느냐가 중요하다. 기초·광역의원, 당직자, 보좌진 모두 포함해 검증된 신인을 육성해야 한다. 세 번째로 능력 있는 당협위원장은 가능하면 우대할 생각이다. 지역 인지도보다도 일을 잘하고 잘 할 수 있느냐를 중점으로 둘 계획이다. 넷째로 시·도당의 노하우를 적극 반영하겠다. 마지막으로 출마자들의 활동 등을 종합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이를 내신성적처럼 활용하겠다.”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생각은

“화장실이 더럽다고 해서 화장실 개수를 줄여선 안 된다. 정치 발전을 위해선 의원정수 증가 논의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다만 전체 예산을 늘려선 안 된다. 총 예산을 동결한 상황에서 정수증가 논의는 할 수 있다. 국민 불신이 높기에 정치권 신뢰를 높이면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


-향후 전라도에서 출마할 생각이 있는지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으로 전남 순천 지역에서 나름 입지를 다져왔다. 지난 총선에서 4058표를 획득하며 낙선했지만, 주변에서 ‘생각보다 잘했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보수 불모지 전라도에서 민생당과 정의당을 합친 것보다 많은 득표가 나왔다. 앞으로도 순천에서 당선을 목표로 뛸 생각이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묘안이 있다면

“엑스포를 통해 부산의 경제나 도시경쟁력이 어떻게 나아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 국민들 입장에서 엑스포 개최가 얼마나 큰일인지 체감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엑스포를 계기로 부산의 산업 생태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첫걸음이다. 당의 대표로서 오일 머니나 유럽의 전통적 외교 파워에 뒤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펼쳐나가겠다. 젊고 유능한 여당 대표가 엑스포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씀드린다.”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의 중요성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지장이 없도록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을 가능한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가덕신공항은 국민의힘과 대통령께서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다.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공항이 흑자를 내는 공항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부산에 훨씬 많은 세계적 기업이 들어와 출장 수요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하고, 홍콩에 있는 글로벌 기업의 동북아 헤드쿼터를 부산으로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센티브 부여도 필요할 것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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