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람회장 접근성·유치 열기·주제 구현엔 높은 점수 기대
실사단 보고서 어떤 내용 담길까
14개 분야 61개 항목 걸쳐 평가
실사단 직접 체험한 대목 긍정적
기후위기 해법엔 후속 논의 주문
부산 강점은 충분히 전달된 듯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를 마치고 돌아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은 오는 6월 배포할 보고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
9일 부산시와 2030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등에 따르면, BIE 실사단은 부산 현지 실사를 바탕으로 내달까지 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서 171개 회원국에게 공유된다. 보고서는 11월 말 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 투표를 가를 중요한 기초 자료인 셈이다. 보고서에는 기본적으로 실사단이 현지에서 살펴본 14개 분야, 61개 항목에 대한 평가가 담긴다.
보고서의 세부 내용은 비공개이지만, 실사단장인 파트릭 슈페히트 행정예산위원장은 지난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모든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면서 “부산은 월드엑스포를 열기 위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부산에는 대단한 셀링포인트가 있다”는 총평을 내놓았다.
BIE 실사 보고서에 이 같은 전체적인 평가가 어떻게 반영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부산의 강점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사단은 또 △공항·기차·도로를 통한 박람회장 접근성과 연결성 △정치·경제·사회적 환경과 시민 지지 △주최국의 재정적·운영적 지원 등을 대표적인 평가 요소로 꼽았다.
교통 시스템을 통한 박람회장 접근성 부분은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사단은 KTX를 이용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데 이어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연결편을 통해 출국했다. 또 부산에서는 친환경 수소버스를 타고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까지의 이동시간에 따른 실사단의 피로도는 대전역, 대구역 등에서의 환영 이벤트 덕에 줄어들었다. 시내 이동도 자율 차량 2부제 덕분에 예상보다 원활했다”고 전했다.
실사단은 또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3차 프레젠테이션에서 2030년 이전 개항하는 가덕신공항과 이에 맞춰 개통하는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 건설사업의 설명을 듣고 박람회장 조성과 교통 접근성에 타당성을 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부산, 나아가 한국이 보여 준 유치 열기, 개최 환경 분석에 해당하는 분야에서는 경쟁국을 압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국회·재계는 물론 시민은 방한한 실사단을 아낌 없이 환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 상춘재 환영 만찬을 주재한 데 이어 6일 환송 만찬에도 ‘깜짝’ 참석해 정부 차원의 강한 의지를 알렸다.
국회는 3일 실사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원 239명 전원 찬성으로 월드엑스포의 성공적 유치·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일정 내내 기업의 측면 지원도 이어졌다. 실사단이 언급한 ‘정치·경제·사회적 환경과 시민 지지’ ‘재정적·운영적 지원’ 부문을 행동으로 보여 준 것이다.
실사단은 ‘월드엑스포 주제’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월드엑스포 주제가 ‘의미’를 담고 ‘감정’을 건드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산은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인류가 직면한 위기에 맞춰 부제를 3가지로 세분화했다. 실사단은 이 중 ‘돌봄과 나눔의 장’을 각국이 공감할 수 있다며 호평했다. 특히 ‘부산 이니셔티브’로 확장해 개도국과 협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실사단은 기후변화 위기와 관련한 ‘자연과의 지속 가능한 삶’을 부각할 후속 논의가 남은 7개월간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부산은 엑스포의 주제에 포함된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 대한 해법을 더욱 전면에 내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유치가 확정될 경우 이와 관련해 더 깊고 다양한 의견을 듣고 반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