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 “괴담 근거 없어”, 장제원 등 친윤계 핵심도 일축
언론 보도로 일부 추측 재생산, 영남권 ‘물갈이 공포감’ 확산
“공천 변수 수십 가지… 1년 전 예측 난센스 불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윤재옥 원내대표. 연합뉴스

국민의힘 지도부가 총선 1년을 앞두고 당 안팎에서 확산되는 ‘영남권 검사 대규모 공천설’에 “괴담”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에서 “특정 직업 출신이 수십 명씩 공천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당 대표인 제가 용인하지도 않겠다”며 “검사 공천 등 시중에 떠도는 괴담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도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언론 생각인지 만들어낸 이야기인지, 검사가 몇십 명이 (공천 받는다)…, 이런 것은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고, 이철규 사무총장 역시 최근 관련 질문에 “민주당 좋으라고 그런 일이 생기겠느냐”라고 잘랐다.

당 지도부의 이런 반응은 현재로선 추측에 불과한 대통령실 검사 공천설이 일부 의원들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정된 사실인 양 퍼지면서 소속 의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총선 때마다 대규모 현역 교체가 이뤄졌던 부산·경남·울산(PK)과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이런 설이 증폭되면서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물갈이 공포감’이 상당하다. 얼마 전 원내대표 경선에서 TK 출신인 윤재옥 의원이 예상 밖 완승을 거둔 것과 관련, “(현역들이) 공천에 억울함이 없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는 약속에 물갈이론에 예민해진 영남 의원들의 표가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과거 공천 관례상 특정 직업군이 대규모로 공천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당 내에서 가장 예민한 공천 국면에서 명분이나 인물 경쟁력을 무시하고, 대통령과 친분을 앞세워 특정 직역을 대규모로 공천할 경우 ‘역풍’이 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일각의 섣부른 얘기를 일부 언론이 지역구까지 명기해 쓰면서 파장이 커졌다”며 “공천에는 그야말로 수십 가지 변수가 있는데, 총선 1년 전에 누가, 어느 지역에 공천이 확정적이라는 얘기는 난센스”라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