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이더리움 데브콘 부산에 유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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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식 비온미디어 대표

전 세계 개발자 모여 지식·경험 공유
블록체인 업계 기술 생태계 성장

2024년 동남아시아에서 개최 예정
메이드인부산 유니콘 기업 탄생 가능

IT기술 집결지 도시 브랜드 상승
세미나 개최 등 치밀하게 준비해야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열기가 뜨겁다. 블록체인 업계에도 엑스포 못지않게 국가 브랜드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글로벌 행사가 있다. 암호화폐 이더리움 개발자 행사인 ‘데브콘(Devcon)’이 바로 그것이다. 이더리움 데브콘은 전 세계의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한곳에 모여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축제이다.

이더리움재단은 최근 데브콘7 행사를 2024년 동남아시아에서 개최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더리움재단은 북미 및 유럽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위해 젊은 인구 비중이 높고, 경제 성장이 빠르게 이뤄지는 대륙에 주목했다. 이렇게 선정된 곳이 남아메리카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이다. 이더리움재단은 보고타에서 데브콘6 행사를 치르며, 라틴아메리카의 자생적 커뮤니티가 파생되고, 이들로 인해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확장되는 것을 경험했다.

이더리움 데브콘은 한번 개최하면 수만 명의 블록체인 개발자가 모여 최신의 기술을 아낌없이 공개한다. 전 세계 주요 언론 취재진도 데브콘이 열리는 도시에 집결한다. 주요 연구자가 발표한 기술에는 반드시 어떤 도시의 콘퍼런스에서 발표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수많은 언론사와 SNS를 통해 퍼져 나간다. 해당 도시가 최신 IT기술의 집결지로 부상하면서 브랜드가 올라간다. 다른 연구자는 이런 발표에 영감을 받고 더욱 발전된 기술을 개발한다. 데브콘이 열리는 도시와 이더리움 기술 생태계는 함께 성장한다.

경제적 효과도 엄청나다. 데브콘에 몰려드는 개발자들은 최신 IT기술로 무장한 고연봉 프로그래머 집단이다. 데브콘6가 열린 콜롬비아의 호텔은 빈방을 찾기 어려웠고, 트레킹을 즐기려는 참가자들로 산악케이블카가 북새통을 이뤘다. 게다가, 블록체인 데브콘 참가자 중에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많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프로젝트를 찾아 여러 대륙 국가를 떠돌려 지낸다. 이들에게는 노트북과 와이파이만 있으면 전 세계 어디서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일을 할 수 있고 돈벌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거주 장소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데브콘에 참석하는 이유는 기술 전수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이다. 데브콘에서 만난 이들은 기술과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이더리움 데브콘이 열린 도시가 맘에 든다면 이들은 그 자리에서 프로젝트를 이어 간다.

만약 이더리움 데브콘이 부산에서 개최된다면 부산에는 데브콘이 끝나도 많은 블록체인 개발자가 남아서 부산의 젊은이들과 함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그중 몇 개의 프로젝트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메이드인부산 유니콘 기업이 이렇게 블록체인콘퍼런스를 통해 우연히 만난 블록체인 개발자들과 부산 젊은이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할 수 있다.

이더리움 데브콘은 어떻게 유치해야 하는가? 기존 국제행사와는 달리 이더리움 데브콘 의사 결정은 아래서부터이다. 이더리움 데브콘은 커뮤니티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데브콘 포럼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더리움재단은 데브콘이라는 행사를 위한 별도의 포럼을 운영하는데, 이 포럼을 통해서 데브콘의 개최 도시 선정부터 행사 프로그램 구성을 위한 실질적인 제안을 받고 있다. 이더리움 데브콘은 자원봉사자라 불리는 ‘데브콘 볼런티어’ 그룹에 의해 운영된다. 이 자원봉사자들은 행사를 마친 후에도 텔레그램을 통해 소식을 전하며 끈끈히 인연을 이어 간다. 이더리움의 미래에 확신을 가지고, 이더리움 생태계에 기여하기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이들이니만큼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다른 여러 이더리움 포럼 등에 참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부산이 이더리움 데브콘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기술 중심 작은 이더리움 세미나를 여러 차례 개최하며 이더리움의 다양한 자원봉사 조직을 부산으로 초빙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들에게 우선 부산이 좋은 인상을 남기고, 인정받아야만 데브콘 개최지 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산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직접 이더리움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이더리움 행사나 포럼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참여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시장이 앞으로 커지는 만큼 이더리움 데브콘을 부산시가 유치한다면 엑스포 못지않게 부산이라는 도시 브랜드와 부산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시는 대한민국의 블록체인 특구이니만큼, 앞으로 5~10년을 내다보고 지금부터 전략적으로 부산시 이더리움 데브콘 행사 유치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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