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운 가를 ‘프로젝트’ 성공 위해 엑스포 꼭 필요”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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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13> 박인호 ‘부산항 사랑 모임’ 대표

가덕신공항 시민운동 1995년 시작
2029년 개항 발표까지 꼬박 28년
시민 항만전문가도 2300명 배출
부산 모습·내용 바꿀 프로젝트
엑스포 도전으로 가시권 들어와
시민 한마음 뭉치면 충분히 유치

박인호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대표가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초량동 사무실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시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박인호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대표가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초량동 사무실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시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는 지금부터입니다. 부산 시민은 항상 마지막에 강했습니다.”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박인호(78) 대표는 오랜 시간 시민사회의 최전선에서 다방면의 지역사회 이슈를 견인한 시민운동가다. 지금도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는 현재진행형 활동가이기도 하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에서 시민의 역할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시민사회는 ‘왜 엑스포냐’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월드엑스포는 단순한 박람회로 끝나는 게 아니라 지역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지역에 어떤 유산을 남길 것인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시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와 대안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해 온 시민운동의 성격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의 다양한 시민운동 이력 중에서도 가덕신공항과 부산항은 가장 큰 두 갈래다. 모두 월드엑스포와 떼놓을 수 없다. 가덕신공항이 월드엑스포의 필수 인프라라면 국내 첫 항만 재개발사업 현장인 부산항 북항은 월드엑스포의 무대다. “가덕신공항 건설과 북항 재개발은 부산이 다시 번영할 기틀을 만드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부산의 명운을 가를 두 가지 프로젝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월드엑스포가 꼭 필요합니다.”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한 시민운동의 시작은 1995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바른공항건설 시민연대’가 처음 깃발을 들었고, 2002년 중국 민항기 추락 참사를 계기로 동남권 신공항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네 번의 정부를 거치며 두 번 백지화되는 우여곡절 끝에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공법과 일정을 둘러싼 논란이 막판까지 애를 태웠다. 지난달 ‘2029년 12월 개항’ 일정이 나오기까지 꼬박 28년이 걸렸다.

“늦은 만큼 가장 최신 공항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는 “이제 ‘어떤 공항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하다”면서 “가덕신공항이 ‘부산·울산·경남 800만 시도민이 안전한 공항’을 넘어 ‘스마트 공항’과 ‘국가 기간 물류 공항’이라는 경쟁력을 갖춘다면 주도산업으로서 새로운 부산을 만들고 더 나아가 국가의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 최초의 항만 시민단체인 부산항을사랑하는시민모임은 1997년 출발했다. ‘시민과 항만, 도시의 융합’이라는 목표를 위해 부산항 시민대학을 만들어 2개월 교육과정을 20기 운영했다. 시민이 일단 항만을 알아야 부산항을 사랑하고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배출된 시민 전문가 2300여 명이 2004년 부산항만공사 설립과 2013년 해양수산부 부활을 이끌어 낸 주역이다.

“부산항만공사 설립 운동 당시 슬로건이 ‘부산항을 시민의 품으로’였습니다. 지역이 북항 재개발을 주도해서 부산항을 매연과 불편만 주는 혐오 시설, 정부에 빌려준 항만이 아니라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항만, 시민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부산의 모습과 내용을 모두 바꿀’ 가덕신공항과 북항 재개발은 월드엑스포 도전을 계기로 가시권에 들어왔다. 고비마다 시민의 힘이 있었고, 그 속에는 박 대표도 있었다. 경남 하동군 출신인 그가 부산대를 거쳐 일본 교토대에서 지역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부산연구원 연구위원으로 부산 시민사회와 인연을 맺은 지도 한 세대를 헤아린다. 최근 부산도서관은 시민운동가로서는 처음으로 각종 백서를 포함해 그의 기명 기증도서 전시를 마련하기도 했다.

“삼성차 유치부터 시작한 활동이 30년이 됐습니다. 모두 혼자가 아니라 부산 시민과 함께한 일입니다.” 그는 부산 시민과 시민사회의 힘이 2030부산월드엑스포로 연결돼 꽃을 피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부산만큼 잠재력을 가진 도시도, 부산 시민만큼 역동적인 시민도 없습니다. 시민이 더욱 용기를 갖고 한마음으로 뭉칠 때 부산 발전의 주인이 될 것입니다. 시민은 할 수 있습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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