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환경공단… 해양생태계 기후변화, 전략을 갖고 대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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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온 상승, 인류 삶의 방식 바꿀 것
우리 바다도 해조류·생산력 변화 확인
공단, 해양생태계 예측·생물종 복원
지표종 활용 모니터링으로 과학적 대응

해양환경공단 한기준(왼쪽 두번째) 이사장이 다목적 방제선 ‘엔담호’에 승선해 선박 안전과 준설장비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제공 해양환경공단 한기준(왼쪽 두번째) 이사장이 다목적 방제선 ‘엔담호’에 승선해 선박 안전과 준설장비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 제공

지난 12일,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비상사태의 종식과 함께 완전한 일상 회복을 뜻하는 엔데믹을 공식 선언했다. 일상으로의 조심스러운 복귀를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새로운 팬데믹이 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빌 게이츠는 기후변화로 인한 실제 경제 피해와 사망 피해가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 하반기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5월부터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 사람들은 집중호우나 폭염과 같은 기상이변을 우려하지만, 해수온의 상승이 이와 같은 기상이변의 빈도, 지속 기간, 영향 범위를 더 크게 한다는 점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듯하다.

해양생태계 변화가 인류에 미칠 영향도 마찬가지다. 해수온이 상승하면 해양 내부의 열용량도 증가한다. 이는 표층 성층화를 강화해 영양염의 표층 공급을 막아 기초생산력이 감소하고, 그 결과 해양생물 연쇄 이동과 생체량 감소를 야기한다. 이러한 변화는 식습관을 비롯해 삶의 방식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우리 바다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의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국가해양생태계종합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바다에는 차가운 물에 사는 해조류인 미역, 다시마 등의 갈조류가 주로 분포했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에 서식하는 김, 우뭇가사리 등의 홍조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수온 상승에 따라 크기가 작은 미소플랑크톤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어 우리 바다의 기초생산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가 지속되면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상 생물종의 50%가 멸종하고 인류도 대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 지구적 연대가 필요한 시기다. 지난해 12월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가 채택되면서 전 지구적 차원의 생태계·생물다양성 보전과 복원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상·해양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최소 30% 복원하는 등 23개의 실천 목표를 포함한 내용이다.

정부는 해양 분야에서 ‘2050 해양수산 탄소 네거티브’ 비전을 선포했다. 해상풍력과 같은 신생 해양에너지를 보급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갯벌, 염생식물 등을 활용해 탄소중립 기반을 조성한다. 또한 제3차 해양수산발전 기본계획과 제5차 해양환경 종합계획을 통해 생태축 특성에 따라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확대하고 서식지를 보전·복원하는 등 우리나라 해역의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우리 공단은 국가해양생태계 종합조사, 해양생태계 서식처 기능 개선, 갯벌 복원, 염생식물 복원 등을 통해 해양생태계 변화 양상을 관측·예측하고, 생태계와 생물종을 복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해양생태계 기후변화 지표종 23종을 선정·고시했다.

해양생태계의 기후변화 적응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기후변화가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민감한 지표종을 활용해 해양생태계 변화상을 모니터링하고, 생태계 연결성을 고려하면서 해양생태계를 보전·관리한다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고 해양의 지속성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다.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1996년 ‘바다의 날’이 법정 기념일로 지정될 당시는 바다의 경제적 가치에 더 집중했다. 이제는 우리 아름다운 바다의 환경적 가치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앞으로 해양환경공단은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우리 바다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한기준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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