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원전 오염수 터널 시운전 완료… 방류 ‘초읽기’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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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IAEA 결과도 낙관적”
여 “안전” 야 “핵 폐수” 연일 공방
제대로 된 대응 없어 국민만 혼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도쿄전력이 이르면 다음 주 오염수 방류를 위한 마무리 단계인 방류 터널 시운전을 마치면 언제든 오염수 방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도 현재까지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IAEA 최종 보고서가 나오는 다음 달 오염수 방류를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준비는커녕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오염수 충돌’을 연일 이어 가며 불안만 키우고 있다. 그 불안감은 수산물 소비 감소나 소금 사재기로 나타나고 있다.

NHK, 후쿠시마중앙TV 등 일본 언론의 최근 보도를 확인한 결과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지난 12일 시작한 방류 터널 설비 시운전은 원활하게 진행 중이다. 장애나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시운전은 계획대로라면 오는 26~27일 완료될 예정이다. 도쿄전력은 시운전을 끝내면 이달 말께 오염수 방류 준비를 모두 완료한다.

이후 IAEA 사무총장이 다음 달 초 일본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만나 원전을 조사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는 절차가 이뤄진다. 일본 언론도 IAEA 측과 기시다 총리가 내달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IAEA는 도쿄전력의 오염수 처리 방식이 정확하고 정밀하다고 본다'는 기사가 나오는 등 IAEA 최종 결과에 낙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IAEA 최종 보고서에 문제가 없으면 곧바로 방류한다고 공공연히 밝혀온 만큼 이르면 다음 달 오염수 방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이 변수다. 어민 중심으로 이뤄지던 반대 운동이 일반 시민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일본 지역 민영방송인 TV-U 후쿠시마 등에 따르면 노자키 데쓰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최근 원전 소관 장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과 회담한 후 “회담은 평행선이다. 방류 반대는 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홋카이도 어업협동조합을 비롯해 전국어업협동조합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지난 20일에는 ‘더 이상 바다를 더럽히지 말라, 시민회의’라는 시민단체가 후쿠시마현에서 시위를 벌였다.

오염수 방류를 코앞에 둔 국내에서는 갈수록 혼란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의 ‘오염수 충돌’은 불안과 갈등을 부추기는 진원지가 됐다. 정부와 여당은 연일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핵 폐수’까지 들먹이며 불신을 드러낸다. 국민은 속만 태우고 있다. 한 소비자는 “오염수가 방류되는 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인데 오염수에 대해 무엇 하나 제대로 확인되거나 검증된 내용이 없어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횟집이나 수산물 시장에는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소금 값은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아 천일염 사재기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일본 어패류 수입량은 지난달 30% 넘게 급감했다. 부산공동어시장 관계자는 “국민은 불신을 넘어 이미 수산물을 안 먹기 시작했다. 어업인이나 수산인을 설득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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