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병 판매 ‘켈리’·꾸준한 1위 ‘카스’… 더 뜨거워진 주류 경쟁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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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 카스 10년 넘게 선두
하이트진로, 켈리·테라로 공략
롯데 무설탕 소주 ‘새로’ 큰 호응
1위 참이슬과 격차 좁힐지 관심
음식점서 1500원 소주 등장 예고

오비맥주 ‘카스’가 국내 맥주업계 매출 1위를 줄곧 수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켈리’가 출시 99일 만에 1억 병을 판매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주류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오비맥주 ‘카스’가 국내 맥주업계 매출 1위를 줄곧 수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이트진로의 맥주 ‘켈리’가 출시 99일 만에 1억 병을 판매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주류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주류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우리나라 대표 주류인 소주와 맥주는 ‘카스’와 ‘참이슬’이 각각 업계 1위를 고수 중이다. 최근 다양한 신제품들이 등장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생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켈리와 테라, 카스 잡을까

오비맥주의 카스는 1994년 출시됐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넘게 국내 맥주 점유율 1위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53.4%로 맥주 제조사 순위 1위, 카스 프레시는 42.4%로 맥주 브랜드 1위다.

이처럼 공고한 카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신제품 ‘켈리’를 앞세워 추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4월 출시한 켈리는 99일 만에 1억 병이 팔리며 역대 국내 맥주 중 최단기간 1억 병 판매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2019년 출시한 테라와 함께 쌍끌이 전략을 구사한다. 켈리와 테라에 집중하고자 2006년 출시한 맥스까지 단종시켰다.

지난 6월 기준 하이트진로가 판매한 맥주량은 켈리 출시 전인 지난 3월보다 33%나 늘었다. 올해 2분기 전체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1위를 수성하려는 오비맥주의 방어전도 만만치 않다. 지난 1~5월 카스 프레시는 하이트진로의 켈리 공습에도 지난해 동기보다 점유율을 1.5%P 끌어올렸다. 오비맥주는 젊은 층 유입을 확대해 1위를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카스쿨’ 캠페인을 통해 지난 6월 말부터 서울 홍대입구 근처에 대형 팝업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오는 19일에는 서울에서 음악 축제인 ‘카스쿨 페스티벌’도 연다.

■소주는 참이슬 1위 굳건?

하이트진로는 1998년 참이슬을 선보였다. 출시 이듬해인 1999년 점유율 1위에 올라 현재까지 소주업계 1위를 달린다. 하이트진로는 대표 브랜드인 참이슬과 진로를 내세워 소주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주업계 2위는 처음처럼을 판매 중인 롯데칠성음료다. 점유율은 약 15%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두 회사의 점유율 격차가 올해 좁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말 16년 만에 선보인 소주 ‘새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무설탕 소주를 개발했는데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출시 7개월 만인 지난 4월 기준 누적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한 상태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4개월 동안 7000만 병 이상 판매하며 인기를 끈다.

■식당에서 1000원대 소주 나올까

앞으로 음식점과 마트에서 술을 더 싸게 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최근 한국주류산업협회와 한국주류수입협회 등 주류 단체에 “소매업자는 소비자에게 술을 구입 가격 이하로 팔 수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보냈다.

현행 국세청 고시는 소매업자가 주류를 구입 가격 이하로 팔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술값을 싸게 판매하면서 발생한 손실액을 공급 업자로부터 보전받는 방식의 편법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번 안내문을 통해 “경쟁자를 배제하기 위한 술 덤핑 판매, 거래처에 할인 비용 전가 등을 제외한 정상적인 소매처의 주류 할인 판매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거래가 아니라면, 소매업자들이 술값을 자율적으로 정해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소매업자들은 소주 1병에 1500원, 맥주 1병에 2000원에 사서 이보다 낮은 가격에도 팔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의 유권해석이 업계에 전달되면 식당과 마트의 술값 할인 경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규모 유통망을 구축한 마트가 손님을 모으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주류 할인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실제 주류 가격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미 대부분의 식당이 구입 가격에 상당한 이윤을 붙여 술을 판매하고 있고 ‘6000원 소주’까지 등장한 상황에서 곧바로 술값 인하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술값이 내려가더라도 안주 가격을 올려 ‘조삼모사’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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