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배후” vs “또 네 탓 병”… 여야, ‘잼버리 파행’ 날 선 공방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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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문 정부가 행사 준비 주도”
전북 조기 퇴소에 ‘개입설’ 주장도

“1년 전 문제 지적, 윤 정부 뭐 했나”
이재명 대표, 정부 무능력 지적

싸늘한 여론 속에서 논쟁 이어 가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파행을 둘러싼 정치권의 ‘네 탓’ 공방에 여론의 시선이 싸늘하지만, 여야는 7일에도 논쟁을 이어갔다. 특히 여당 일각에서는 성범죄 부실 대응을 이유로 전북 지역 스카우트 대원들이 조기 퇴소한 데 대해 ‘야권 배후론’까지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총리·장관 누구나 빠질 것 없이 책임에서 도망치려 한다’, ‘국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윤석열 정부가 하루아침에 무너뜨린 것’, 이것이 주말 사이 민주당이 쏟아냈던 잼버리 관련 입장”이라며 “국익이 걸려 있는 국제 행사 도중에 문제 해결을 돕기는커녕 문제를 더 확대시키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주당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세계 잼버리 새만금 유치가 확정된 건 2017년 8월 문재인 정권 시절로, 문 전 대통령은 새만금 사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삼았을 정도로 준비에 집중했다고 했다”며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영상까지 찍어서 홍보에 열중했으며, 관련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종합계획 수립 등의 용역이 이뤄진 것도 모두 문재인 정권에서 주도했던 일임을 민주당 자신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며 전 정부 책임론을 재차 거론했다. 이어 “민주당이 제대로 된 공당이라면 정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과거 실정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의 성범죄 부실 대응을 이유로 전날 조기 퇴소한 전북 지역 스카우트 대원들에 대해 “전북도민과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전 세계인의 뒤통수를 치는 최악의 국민 배신”이라며 “우리나라를 해롭게 하는 데만 혈안인 반대한민국 카르텔의 개입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반대한민국 결정을 했는지 정치적 배후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혹여라도 야권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략에서 이번 전북연맹의 석연치 않은 조기 퇴영 결정에 개입했다면, 결단코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 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새만금 잼버리 대회와 관련, “축제가 아니라 생존게임이 된 것 같다. 잼버리가 아니라 세계적인 걱정거리 대회가 됐다는 느낌이 든다”며 “동계·하계 올림픽 그리고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우리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렇게 후진적 모습으로 세계인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는지 참으로 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예상되면 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실제 문제가 발생하니까 남 탓하고 있다”며 여권의 대응을 비판하면서 “국격이 더이상 추락되지 않도록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조속하게 실질적으로 구성하고 남은 일주일이라도 잼버리 대회를 잘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잼버리 대회는 박근혜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가 추진했던 국제 행사”라면서 “남 탓이 우리나라에는 혹시 통할지 모르지만,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고 실질적인 실효적 대안을 신속하게 만들어서 집행하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신원식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이라며 맹폭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마도 이분(신 의원)은 이런 게 2차 가해인 줄도 모르실 것”이라고 했고, 새만금이 열리는 부안이 지역구인 이원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 엉뚱한 얘기고, 음모론적 시각”이라며 “비정치적 행사인 새만금 잼버리 행사를 정쟁의 한가운데로 끌고 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사자인 전북 지역 스카우트 김태연 대장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신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말 같지도 않다”며 “국가적 배신을 했다고 저희한테 표현하셨는데, 사실 배신이라고 하면 저희가 국가에 의해 배신을 받은 게 아닌가"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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