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태풍 '카눈' 피해 없도록 만반의 대비책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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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강한 비 동반해 남해안 상륙
정부, 컨트롤 타워 역할 제대로 해야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는 7일 기상청 예보관이 태풍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하고 있는 7일 기상청 예보관이 태풍 경로를 주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중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경남 해안에 상륙한다는 예보다. 부산 남서쪽 해상에 이르렀을 때도 카눈의 강도는 ‘강’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이 태풍 대비에 초비상이다. 카눈은 북서진을 거듭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이 강풍 영향권에 들 예정이라고 한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33㎧ 이상 44㎧ 미만’인 경우인데 이 정도 바람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정도다. 이미 일본 오키나와를 강타한 카눈에 2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으며, 일본 JR시코쿠 일부 노선의 특급열차 등은 운행을 전면 중단했을 정도다. 일본 오키나와부터 규슈까지 300㎜ 이상의 비가 예상되는 가운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첫 태풍인 카눈의 상륙으로 부산·경남 등 남부 지역은 물론이고, 한반도 전역에 강한 비도 뒤따를 예정이다. 강원 영동의 경우 많게는 500㎜ 이상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지난달 극한 폭우로 참사가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속출했고, 피해 복구조차 안 된 시점에 또 한 번의 대형 자연재해를 맞닥뜨리게 된다는 점이다. 지난 한 달간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1.5배인 500㎜에 육박한다. 빗물을 오랫동안 머금은 지반은 약해질 대로 약해져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더 내린다면 추가 붕괴와 인명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큰 실정이다.

카눈의 남해안 상륙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제는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특히 부울경은 원전 밀집 지역이다. 자연의 힘은 인간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만큼, 철저한 안전 대책이 절실하다. 태풍 때마다 유리창 파손과 지하주차장 침수 피해를 입는 해안 아파트단지도 차단막 등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지난달 폭우로 청주시 미호강 제방이 터져 발생한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는 행정 당국이 통행금지 조치와 제방 관리만 잘했어도 막을 수 있는 인재였다. 자연재해는 최악의 경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항상 사후약방문에 그친 탓이다. 정부의 재난 관리와 긴급 피난·지원 등 재난 체계에 한 치의 빈틈이라도 있어선 안 되겠다.

최근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폭우는 시간당 100㎜ 이상에 이르는 물 폭탄을 특정 지역에 집중적으로 뿌리는 등 갈수록 재난이 대형화되고 있다. 그럴수록 지나치다 싶을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숱한 참사에서 드러나듯 재난 컨트롤 타워로서 중앙정부와 지자체, 경찰의 역할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시민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자기 안전은 스스로 챙긴다는 경각심이 필요하다. 기상 이변은 이제 일상이 됐다. 인간의 힘으로 불가항력적인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한 사전 대비로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재난은 대비가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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