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종단 ‘카눈’, 전국이 태풍 직접 영향권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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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9시께 남해안으로 상륙
부울경 내일까지 최대 300㎜ 비
최대 풍속 초속 43m까지 예상돼
위험반경 동남권 대책 마련 부심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로에 강한 바람이 몰아쳐 관광객들이 우산을 부여잡고 힘겹게 걷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6호 태풍 카눈이 북상 중인 9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해변로에 강한 바람이 몰아쳐 관광객들이 우산을 부여잡고 힘겹게 걷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오전 남해안으로 상륙한다. 태풍 경로가 이례적으로 한반도 전체를 훑으면서, 전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태풍이 한반도를 정조준하며 접근함에 따라 정부를 비롯한 각 지자체와 기관들이 ‘초긴장’ 상태로 분주히 대책마련에 나섰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은 10일 오전 9시께 남해안으로 상륙해 내륙을 관통할 전망이다. 상륙 당시 태풍의 강도는 ‘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대풍속이 초속 33~43m에 이르는 강도다. 태풍이 남해안을 강타하면서, 태풍의 오른쪽 위험반경에 위치한 부산·울산·경남의 태풍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울경 지역은 태풍의 직접영향권에 드는 9일부터 11일까지 100~3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많게는 400mm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부울경의 경우 비는 10일 오전까지 집중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으로 인한 피해는 더 지속될 전망이다. 부울경 지역 해안가 중심으로는 초속 4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이외의 지역에도 초속 25~35m 수준의 강풍이 불 전망이다. 강풍은 태풍의 중심이 부울경 지역을 빠져나간 뒤에도 영향을 미쳐, 10일 밤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10일 오후 3시께 충청도 인근에서 ‘중’ 강도로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인근을 지날 때는 이보다 더 약화할 전망이다. 다만, 세력이 약해지더라도 한반도 전역이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이 부는 ‘강풍 반경’에 속하는 만큼, 강풍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태풍이 강타하는 부울경 지자체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부산시는 해수욕장과 하천변, 둔치주차장, 공원·등산로 등 66개소의 출입을 통제했다. 9일 오후 3시 기준, 침수·붕괴가 우려되는 2개 세대에 대해 대피명령도 내렸다. 재해가 우려되는 위험건축물과 재개발배후도로 공사장, 동구 지하차도, 서구 급경사지 등에 대한 현장 점검도 나섰다.

부산지역 일선 지자체도 해변가 시설물을 고정하거나 상가에 모래주머니를 공급하는 등 태풍 대비에 나섰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에 19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서구 송도 해수욕장의 시설물은 모두 철거됐다. 월파 피해가 반복되는 마린시티 등 침수우려 지역에도 모래주머니를 쌓는 등 조치를 취했다.

태풍과 인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남도도 어선을 피항하고 해수욕장의 출입을 막는 등 선제적 조치에 나섰다. 또 해안·하천가, 침수우려지역, 산간·계곡, 산사태 우려지역 등 위험지역 거주 주민에 대한 선제적인 주민 대피도 시행한다. 부산·울산·경남교육청은 10일 전 학교의 등교를 중지하고 원격 수업으로 전환키로 했다.

태풍이 한반도 전체를 할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점검 회의를 열고 강우량·풍속 기준에 따라 해상교량과 열차운행 통제, 항공편 스케줄 조정 등 선제적 예방조치를 취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산림청은 지난 8일 오후 7시부로 전국의 산사태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9일부터는 전국의 숲길을 전면 통제했다.

한편, 9일부터 태풍의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이날 오전부터 하늘길과 뱃길이 끊겼다. 부산에는 이날 오전 7시 강풍·풍랑주의보가 내려졌으며, 낮 12시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5시부로 부산과 경남 창원, 김해, 함안, 진주, 하동, 사천, 고성 등에는 태풍주의보가 발효됐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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