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전 5이닝 2피안타 비자책
'여전한 송곳’ 제구력 강타선 제압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령 선발승
팀 화력 폭발 11-4… 3연패 탈출
남은 시즌 8번 더 선발 등판 전망

류현진이 14일(한국시간)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돌아왔다. 류현진은 지난해 팔꿈치 부상 후 444일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선발승을 거두며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류현진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갖고 있던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발승 기록까지 넘어섰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 상대 홈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토론토는 시카고에 11-4로 크게 이기며 3연패 수렁에서 탈출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 6피안타 2실점으로 선발승을 기록한 이후 444일 만에 빅리그 선발승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승수는 76승으로 늘었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깼다. 류현진은 36세 4개월 20일에 빅리그 선발승을 거두며 은퇴한 박찬호가 앞서 2009년 5월 13일 LA 다저스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둔 기록(35세 10개월 13일)을 6개월가량 넘어섰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올 시즌 MLB 전체 팀 타율 2위(0.286)의 막강한 화력을 갖춘 시카고 타선을 상대로 직구와 체인지업, 커터, 커브를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류현진은 1회 선두 타자를 삼진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후속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3번 타자를 1루수 땅볼 타구로 유도했지만 1루수의 포구 실책으로 1사 1·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4번 타자를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벗어나는 듯했지만, 5번 타자 댄스비 스완슨에게 3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이후 2회와 3회, 5회를 삼자범퇴로 완벽하게 틀어막는 등 추가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팀 타선은 류현진의 호투에 대량 득점으로 응답했다. 토론토는 2회 말 대거 5점을 뽑아내며 역전한 데 이어 4회와 8회에 3점씩 추가하며 11-4 대승을 거뒀다.

류현진의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 평균 구속은 142km를 기록했다. 류현진의 구속은 수술 전보다 느려졌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뛰어난 제구력은 여전했다.

류현진은 경기 뒤 “지난 경기(8월 7일 클리블랜드전)처럼 모든 구종의 제구가 잘됐다”며 “원하는 지점으로 돌아온 것 같다”며 첫 승의 기쁨을 밝혔다.

선발 세 번째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류현진은 올 시즌 8번 정도 더 선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이 이날 보여준 직구 구속에 체인지업·커브·커터 등 변화구의 위력이 더해진다면 시즌 5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토론토와 기간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63억 원)에 계약한 류현진의 계약은 올 시즌 뒤 만료된다. 류현진이 남은 기간 경쟁력을 스스로 증명한다면 2024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