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개봉 영화 ‘달짝지근해:7510’ 일영 역
유해진과 로맨스 호흡…어른들의 풋풋한 사랑
“데뷔 30년, 믿고 보는 배우 되도록 노력할 것”

배우 김희선이 영화 ‘달짝지근해:7510’로 20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출연 제안이 와도 두려운 마음에 선뜻 하겠다고 말을 못 했어요. 이번엔 감독님께서 손편지를 써주셔서 용기를 얻었죠.”

배우 김희선이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화성으로 간 사나이’(2003)로 관객을 만난 이후 꼬박 20년 만이다. 김희선은 15일 개봉한 영화 ‘달짝지근해:7510’에서 여전히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인다. 그는 “영화 성적이 두려워 복귀가 늦어졌다”며 “감독님의 손편지와 캐릭터의 매력 덕분에 고심 끝에 출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제과 연구원 ‘치호’와 긍정적인 ‘일영’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증인’ 등을 만든 이한 감독의 신작이다. 김희선은 이 작품에서 힘들어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일영을 연기했다. 김희선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몇 번이나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다”며 “감독님께서 에이포용지에 빼곡히 적은 손편지 두 장을 주셨는데 너무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유해진 씨와 영화를 같이 하는데 누가 싫어하겠냐”면서 “워낙 같이하고 싶던 배우고 달달한 로맨스를 그려서 부담 없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희선은 일영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했다고 했다. 그는 “일영이 치호와 처음 만난 뒤에 더 보고 싶어서 일부러 500원을 들고 간다”며 “치호에게 업혀 가는 중에도 눈을 살짝 뜨다가 다시 감는 모습을 보고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고 웃었다. 김희선은 이어 “저도 호감이 있으면 일영처럼 어떻게든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서 엮으려고 했을 것”이라며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제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말이라도 한 번 더 해보려고 하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유해진 씨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몇 작품을 같이 한 사람처럼 잘 통하고 코드도 비슷했어요. 친해지니 농담도 하고 아재개그도 하더라고요.(웃음)”

영화 ‘달짝지근해:7510’ 스틸 컷. 마인드마크 제공

일영은 대학생 딸을 둔 미혼모다. 지난 2007년 결혼한 김희선도 중학생 딸을 두고 있다. 그는 “만약 혼자 아이를 키우는데 영화 속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봤다”며 “실제로 비슷한 아이가 있어 더 쉽게 역할에 다가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가진 공백기도 그를 한층 더 성장하게 했다고. 김희선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뒤에 6년 정도 쉬는 동안 (다른 작품을 보면) 마음이 허해질 때가 있었다”며 “돌아보면 그때 쉬면서 충전을 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1993년 CF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김희선은 올해 데뷔 30년을 맞았다. 김희선은 1990년대 인기 드라마인 ‘프로포즈’와 ‘토마토’ ‘닥터 Q’ ‘해바라기’ 영화 ‘와니와 준하’ 등에 출연해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도 드라마 ‘앨리스’와 ‘내일’ 등에 출연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도 좋은 작품이면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직도 저를 원하는 분이 있어 힘이 나요. 감독님이나 제작사, 팬들이 저를 찾아주셔서 계속 연기할 힘이 생기거든요. 이번 영화에선 어른들의 풋풋한 사랑을 그렸어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