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연예술 사고파는 ‘부산판 에든버러 페스티벌’ 생긴다 [2023 BPAM]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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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해비치아트페스티벌 유치 협약
벡스코 등서 내년 5월 말 유력
부산시 공동 주최로 규모 확대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부스 전시장 앞에 행사 참여 단체들의 작품 포스터가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부산일보DB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아트마켓 부스 전시장 앞에 행사 참여 단체들의 작품 포스터가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부산일보DB

‘부산판 에든버러 페스티벌’이 만들어진다. 영화영상의 도시 부산이 향후 공연예술의 중심 도시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인가 초미의 관심사다. 부산 시민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문화예술공연 박람회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게 되고, 부산의 예술가들에게도 무대가 더 많아질 전망이다. 부산의 공연 문화 활성화에도 어떤 식으로 이바지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아트마켓형 페스티벌로 16년간 이어 온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 내년부터 제주를 떠나 부산의 품에 안길 것이 확실시된다. 잠정적이지만 페스티벌 명칭도 ‘해비치’를 떼고 ‘부산’을 포함하는 새로운 브랜드 ‘부산K-아트페스티벌’(가칭)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올가을 부산에서 첫선을 보이는 ‘부산공연예술마켓(BPAM·이하 비팜)’과는 어떤 시너지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주최해 온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회장 이승정·이하 코카카)와 부산시는 여러 차례 공문을 주고받고, 면담을 거쳐 부산 개최를 거의 확정했다. 지난 11일엔 코카카 문예진흥본부장 일행이 부산시와 메인 행사 개최 장소로 유력한 벡스코를 잇따라 방문했다. 벡스코 측도 장소 대관에 그치지 않고 공동 주최에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지 변경의 실질적인 계기는 16년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가 내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것이었지만, 이참에 아예 다른 도시로 옮기는 방안이 연초부터 거론되다가 이번에 거의 확정된 것이다. 막판에 인천 등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현재 논의 중인 행사 규모는 기존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의 최소 두세 배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는 제주해비치호텔이라는 한정된 공간으로 참여를 원하는 예술인이나 예술 단체를 전부 수용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는 개막 행사를 포럼 형식으로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영국 에든버러 ‘어셈블리 프린지 페스티벌’ 예술감독 등 해외 게스트도 대거 초청해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

이제 행사 개최지를 부산으로 옮길 경우 참가자 규모는 대폭 커질 것이다. 벡스코 외에도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 영화의전당, 그리고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금정·동래·영도·을숙도·해운대 문화회관 같은 곳과도 연계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들 기관 대부분은 이미 코카카에 속해 있다.

또한 이전처럼 문화예술 관련 기관이나 예술인 개인, 단체 숫자를 제한할 이유가 없다. 아무래도 제주는 섬이다 보니 개최 공간 못지않게 경비 등의 문제로 민간 예술단체나 예술인이 참가하는데 부담이 있었지만 그 부분도 일정 부분 해결될 것이다.

개최 시기는 현재 논의 중인 내용대로라면 매년 5월 말이 유력하다. 봄에는 부산시와 코카카가 공동 주최하는 ‘부산K-아트페스티벌’이 열리고, 가을인 10월께는 부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비팜’이 개최된다. 향후엔 두 개의 공연예술마켓을 하나로 합치거나 봄·가을 두 번 열리는 방향으로 가져갈 수 있다.

물론 부산시나 코카카 모두 약간의 절차는 남겨 두고 있다. 코카카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아트페스티벌 개최지 부산 이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소속 회원들과 전국 예술인 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의견 수렴의 구체적인 결과도 공개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이달 말 박형준 부산시장이 주재하는 미래혁신회의에서 코카카와 MOU를 체결하고, 부산K-아트페스티벌과 비팜, 그리고 ‘어릴적예’(부산시 학생 문화공연 관람 지원 사업)를 포괄하는 공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전국 문예회관 관계자, 국내외 예술단체 및 공연기획사, 문화예술 관련 기관, 공연장 관련 장비업체 등 문화예술 산업 종사자가 모여 정보를 주고 받고 홍보를 하는 공연예술 유통의 핵심 플랫폼이다. 전국 문예회관을 대상으로 예술단체가 콘텐츠를 소개하는 레퍼토리 피칭·부스 전시·쇼케이스 등으로 이뤄진 아트마켓 행사와 코카카 교류 협력 네트워킹, 공식 초청작 공연, 프린지 페스티벌, 폐막식·문화예술시상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는 지난 6월 12일부터 나흘간 제주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열렸고 국내외 200여 개 문예회관과 문화예술 관련 기관, 300개 이상의 예술단체 등 관계자 약 3000명이 참석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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