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흉기 난동 여진 계속… 시청 테러 예고에 부산역 살인 예고까지(종합)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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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시청에 폭탄테러가 예고돼 경찰이 탐지견을 동원해 청사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16일 부산시청에 폭탄테러가 예고돼 경찰이 탐지견을 동원해 청사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청에서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이메일과 부산역에서 여성을 살해하겠다는 SNS 글이 잇달아 올라와 큰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3일 경기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주일 가까이 살인 예고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4분께 ‘부산시청, 서울시청, 수원시청, 화성시청을 비롯해 전국 관공서와 대학 등을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는 서울시청 소속 공무원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부산시청 재난상황실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경찰특공대와 형사 등 경비 인력을 배치하여 신고가 들어온 시점부터 이날 오후까지 부산시청 청사를 수색했다.

테러신고가 접수되면서 부산시는 이날 출입문을 폐쇄하고 방문객을 귀가시키는 등 보안 수준을 강화했다. 이로 인해 시청사 1층 연결통로와 의회 출입문, 2층 정문이 폐쇄되고, 지하철 연결통로와 후문의 출입제한과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또 들락날락, 미래도시관 등도 문을 닫고 방문객을 귀가 조치했다.

부산시청을 포함해 전국 주요 관공서 등에서 폭발물 등 별다른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테러 위협은 일단 대규모 소동으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날 시청을 방문한 민원인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등 상당한 불편을 겪었고, 보안 절차 강화로 일반 시청 업무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는 등 실질적인 피해가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이메일 발신자의 주소는 지난주부터 이어진 일본발 폭파 협박 이메일과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살해하라. 8월 9일 15시 34분까지 살해하지 않으면 시한폭탄을 폭발시키겠다’는 이메일이 서울시 공무원 등에게 발송됐으며, 남산타워·국립중앙박물관·일본인학교·일본대사관 등을 지목한 폭파 협박 메일도 일본 계정을 통해 보내졌다. 지난 14일에도 ‘서울시청 내 여러 곳에 고성능 폭탄을 설치했다. 폭파 시간은 8월 15일 오후 3시 34분’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와 큰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혐오 살인 예고도 이어졌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16일 0시 20분께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부산역에서 여성 30명을 해치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가 곧 삭제됐다. 관련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부산역 일대에 경찰기동대와 형사 등 40여명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했다.

분당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이어지는 이 같은 살인 예고로 인해 치안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부산 경찰은 부산시청, 부산역을 포함해 범죄 발생 우려 지역 201곳에 경찰기동대와 특공대 등 1100여명을 배치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대부분의 살인 예고가 실현 의지가 없는 것들이지만, 어느 하나 소홀히 대응할 수 없다 보니 경찰의 행정력이나 수사력 낭비가 심각한 편이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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