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백철 해운대구의회 부의장 “수상구조대원 하면서 시민 안전 대책 실감했어요”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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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수욕장서 10일간 자원봉사
인명구조요원 자격증까지 취득
“의정 활동하며 시설 개선에 앞장”

“구조대원으로 직접 뛰어보니 열악한 주변 환경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부산 해운대구의회가 열리면 시설 개선에 집중할 겁니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청에서 만난 김백철(53) 해운대구의회 부의장은 지난달 해수욕장 전면 개장 이후 10여 일간 민간 수상구조대원으로 활동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구조대원으로 근무하며 장시간 햇볕에 노출돼 있던 탓인지 김 부의장의 피부는 그의 프로필 사진보다 까무잡잡해진 상태였다.

김 부의장은 구조대원으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묻자 “부산을 대표하는 바다인 해운대해수욕장을 찾는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어 자원봉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년 여름 수백만 명의 인파가 해운대 바닷가를 찾는 만큼 피서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고, 구조대원의 힘든 업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분담하기 위함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50대인 김 부의장은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수상구조대원으로 활동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평소 바다 수영을 즐기는 편인데도 자격증 취득 과정은 정말 힘들었다. 같이 훈련받은 40명 중 13명만 합격했는데 대부분 20대로 40대 이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그래도 꼭 구조대원으로 활동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죽기 살기로’ 훈련했던 기억이 난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김 부의장은 구조대원 활동 과정에서 이안류에 휩쓸려 간 남매를 구조하는 등 아찔한 상황도 여러 번 목격했다. 물놀이 중이던 남매가 갑자기 이안류에 휩쓸려 1초 만에 10m 이상 바다로 떠내려가자 해변 상황을 지켜보던 그를 포함해한 수십 명의 구조대원이 즉시 투입돼 이들을 구조했다. 바닷물을 삼켜 놀란 남매는 구조 직후 가벼운 응급치료를 받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의장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근무할 때는 초등학생 어린이가 바다에서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 수상구조대, 소방서 직원들이 모두 출동해 약 40분간 바닷속과 인근을 수색한 적이 있었다”면서 “다행히 아이는 호안 도로에서 무사히 발견됐지만 워낙 현장 상황이 바쁘게 돌아가 잠시도 일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직접 구조대원이 되어보니 이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구의원으로 활동하며 시설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 최근 해운대해수욕장 등에서 이안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이안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도 고민해야 한다는 게 김 부의장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관광시설사업소의 경우 건물이 노후화돼 수상구조대원들이 훈련할 공간도 없고, 응급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가 직접 3층까지 올라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수욕장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용역을 줘서라도 이안류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현장에서 보고 들은 피서객, 수상구조대원의 애로 사항을 바탕으로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즉시 해결하는 적극적인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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