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위기 잇단 경고음에도 시진핑 “우리 갈 길 간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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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5% 성장 어렵다 전망 이어져
부동산 침체로 경기 둔화 우려에
시장경제 발전 대신 분배 선택
시진핑 사회주의 원칙 재차 강조

17일 디폴트 위기에 처한 비구이위안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17일 디폴트 위기에 처한 비구이위안의 베이징 외곽 공사 현장 근처 차량에 ‘비구이위안 주택 구매자 권리 보호’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인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부동산·금융 시장을 넘어 중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번져나가는 상황에서 중국이 더 많은 부양책 없이는 올해 5%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도 중국의 경제 문제가 세계 경제에 역풍이 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체 인민이 모두 부유해야한다는 의지를 담은 ‘공동부유’를 다시 강조해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현지 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일본 증권사 노무라는 전날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목표치인 5.0%를 밑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무라는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 팅 루가 참여한 이 보고서에서 “3분기와 4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4.9% 성장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이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UBS투자은행도 보고서에서 부동산 분야를 지적하며 중국이 올해 약 5%의 성장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UBS의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인 왕 타오는 이 보고서에서 “부동산 건설의 지속적 약세로 올해 남은 기간 경제 모멘텀이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7월 경제 데이터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악화해 둔화세가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 위험에 몰린 가운데 중국의 대표적 부동산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의 자금 상황도 심각한 상태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경제적 어려움을 인정하고 더 많은 정책 지원을 시사했으며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중국 경제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월리 아데예모 미국 재무부 부장관은 중국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아데예모 부장관은 16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제조업 호황을 끌어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미국은 적절한 정책을 결정했다”며 “그러나 중국은 이와 다른 결정들을 내렸으며 그 결정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 주석은 15일 자 공산당 이론지 ‘추스’에서 공동부유를 재차 강조했다. 이는 중국 당국의 정책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의 공동부유는 2021년 8월 당 중앙재정위원회 제10차 회의에서 처음 나온 내용으로 당시 시 주석은 공동부유를 “전체 인민의 정신과 물질생활이 모두 부유한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소수만 부유하거나 똑같이 분배하는 평균주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분배에 방점을 둔 공동부유는 사실상 중국이 사회주의로 더 가까워진다는 의미다. 시장경제 발전에 집중해온 기존 정책과는 결이 다소 다른 선택인 셈이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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