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서선영 “리릭 소프라노의 매력 기대해도 좋습니다!”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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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토스카’ 주역 두 번째
26~2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이번엔 반전 있는 캐릭터 변신
“무대에서 오래 노래하고 싶어”

오페라 '토스카'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서선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오페라 '토스카'에 출연하는 소프라노 서선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토스카 역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이전에는 농염한 모습의 토스카였다면 이번엔 나약하고 소녀스러운, 그러면서 반전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수백 년간 지속되는 명작 오페라의 경우 매번 같은 작품 같지만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건 바로 연출의 힘이 아닐까요? 같은 작품이지만 어떤 연출을 만나느냐에 따라 정말 달라집니다. 그게 바로 오페라를 보는 재미 중 하나일 겁니다.”

오는 26~27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오페라 ‘토스카’의 주인공을 맡은 소프라노 서선영(39). 그는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토스카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 연출은 정선영이 맡았다. 정선영은 2021·2023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오페라 ‘토스카’의 무대디자인과 연출을 맡아 “간결하면서 역동적인 무대로 인간의 본질적 가치를 상징적이지만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평을 얻었다.

푸치니의 3막짜리 오페라 ‘토스카’는 하루라는 시간 동안 극 중 오페라 가수인 여주인공 토스카와 그녀의 연인인 화가 카바라도시, 그리고 토스카를 차지하려는 로마 경찰청장 스카르피아 사이에 일어난 비극을 그린다.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와 아름다운 음악 등으로 ‘라보엠’ ‘나비부인’과 함께 푸치니의 3대 오페라로 꼽힌다. 특히 토스카가 부르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2막)와 총살형을 앞둔 카바라도시가 부르는 ‘별은 빛나건만’(3막) 등 주옥같은 아리아로 유명하다.

서선영의 부산 오페라 출연은 1년 만이다. 지난해 부산오페라시즌을 맞아 금정문화회관에서 올린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지휘 홍석원·연출 표현진)에 아멜리아로 출연했다.

“제가 창원에서 초중고교까지 나와선지 부산·경남에서 자주 불러주세요. 방학 기간이 아니면 시간 맞추기가 어렵지만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 서야죠. 시간 맞추는 게 제일 관건이긴 합니다.”

서선영은 2021년 2월부터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시에 국내외를 오가며 오페라 무대를 누비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과 공연하는 것, 두 가지를 모두 감당하려니 버거운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르치는 것 자체가 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병행하는 거고요. 오페라 작품은 1년에 평균 네 작품 전후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 모두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죠.”

소프라노 서선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소프라노 서선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2009년 오페라 무대 데뷔로부터 치면 어느새 14년 차이다. 올해만 해도 지난 2월 스코틀랜드 국립오페라단(외투, 수녀 안젤리카), 6월 국립오페라단(일 트로바토레) 공연을 마쳤으며, 오는 10월엔 서울시립오페라단 ‘투란도트’, 뒤이어 서울오페라축제(토스카) 무대까지 총 5작품의 오페라에 출연하게 된다. 대부분 주역이다.

“‘리릭 소프라노’는 보통의 소프라노보다 주인공 역할이 많은 편입니다. 이건 국내외 통틀어서 그렇습니다. 어릴 적엔 나는 왜 내 목소리가 굵을까, 혹은 나는 왜 ‘콜로라투라’(화려한 기교의 고음을 내며 운치 있게 노래하는 소프라노)가 아닐까 하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압니다. 제가 참 귀한 목소리를 가졌다는 걸요. 공부하면 할수록 리릭 소프라노가 매력적입니다.”

서선영은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1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프란치스코 비냐스 국제 성악콩쿠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마리아 칼라스 그랑프리에서도 연이어 우승을 거머쥐며 음악적 역량을 입증시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와 전문사 리트&오라토리오과를 졸업하고 독일에 유학했다.

“리릭이나 리릭 레제로는 드라마틱한 부분까지 커버할 수 있어서 목소리 관리만 잘한다면 오래오래 무대에 설 수 있습니다. 아직도 메트로폴리탄 무대에 서는 홍혜경 선생님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겁니다. 저도 홍 선생님처럼 오래오래 무대에서 노래하고 싶습니다.”

소프라노 서선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소프라노 서선영.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시·(재)부산문화회관 주최 오페라 ‘토스카’=26~27일 오후 3시 부산문화회관 대극장. 지휘 김현수(인천계양구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출연 소프라노 서선영·정혜민(이상 토스카), 테너 신상근·허동권(카바라도시), 바리톤 안세범·박정민(스카르피아), 베이스 김정대·손상혁(안젤로티&샤로네), 테너 안형일·정다훈(스폴레타), 바리톤 최모세·황동남(성당지기), 베이스 김영수(간수). 합창·연주 2023 부산오페라하우스 합창단·오케스트라. 입장권 VIP석 10만 원, R석 8만 원, S석 6만 원, A석 4만 원.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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