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골프로 철학하는 몸을 꿈꾸다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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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골프쿠스/이성재

호모 골프쿠스 호모 골프쿠스

<호모 골프쿠스>는 골퍼와 골퍼의 생리를 다룬 책이다. 우열의 현장에서 기능하는 인간의 감정을 파헤쳐 보는 병법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감성이 앞서는 상황을 극복하고 지성과 체성이 어떻게 조화로운 길을 만들어갈지를 고민한다. ‘호모 골프쿠스’는 골프를 도구로 삼아 철학하려는 인류를 상징한다. 책에는 골프에 녹아 있는 철학과 인문, 운동생리학과 스포츠 심리학을 버무려 골프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려는 생각이 담겼다.

저자는 골프를 하면서 ‘두뇌와 몸이 하나인가’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고 말한다. 생각과 행위 사이의 골짜기가 무지 크기 때문이다. 골프는 작두처럼 예리한 메커니즘이어서 완성의 경지에 오르기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도 만만찮다는 것이다. 소홀히 다루면 애써 다듬어놓은 실력이 금방 녹슨다. 골프를 하는 주체는 사람이기에 변화의 초점은 골프가 아니고,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고 전한다. 골프는 한 인간의 지성과 감성 그리고 체성을 송두리째 평가하는 단두대의 날선 칼임에 분명하기에.

저자는 ‘몸 철학은 사유의 철학을 넘어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넘어서지 못한들 어떡하겠냐고 답한다. 그러면서 몸 철학을 꿈꾸며 골프하는 이들이 밝은 삶을 노래하기를 기대한다. 골프는 행위에만 머무르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위의 개선만 있고, 인격의 개선이 없다면 골프를 하는 게 아니라 소모적 공놀이일 뿐이라고 말한다. 이성재 지음/글꼴/483쪽/2만 원.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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