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 새단장 낙동강 하굿둑...25일부터 경관조명 시범운영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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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에 경관조명을 점등한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제공 부산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에 경관조명을 점등한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제공

36년간 낙동강 하구를 지켜온 하굿둑이 새단장을 마쳤다.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2200개 램프로 날씨·바람·철새를 형상화한 경관조명이 켜지는데, 새로운 서부산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는 이날부터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 경관조명 시범운영에 들어간다고 25일 밝혔다. 공사는 매주 금~일요일 오후 7~11시 경관조명을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오는 9월 18일부터 22일까지는 5일 내내 경관조명이 점등된다.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는 철새 도래 기간이기 때문에 경관조명을 운영하지 않는다. 공사는 문화재청의 문화재현상변경 조건에 따라, 1년간 모니터링을 실시한 다음 경관조명이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판단되면 연중 운영으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할 계획이다.

내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경관조명이 운영되면, 하절기인 4~9월까지는 매일 저녁 빛 연출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에 ‘윙 오브 라이트(Wing of Light)’를 주제로, 제비의 힘찬 비상을 형상화한 경관조명 점등 연출안.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제공 부산 사하구 낙동강 하굿둑에 ‘윙 오브 라이트(Wing of Light)’를 주제로, 제비의 힘찬 비상을 형상화한 경관조명 점등 연출안. 한국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제공

총 550m 길이 낙동강 하굿둑에 설치된 램프 2200개가 4시간 동안 빛을 밝히며 15분마다 다른 빛 연출을 선보인다. 연출 구성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램프 색이 달라지는 ‘날씨의 빛’ △낙동강 철새의 형상을 빛으로 연출한 ‘윙 오브 라이트(Wing of Light)’ △풍속에 따라 램프 색이 바뀌는 ‘바람의 빛’ 등 3가지다.

특히 ‘윙 오브 라이트’의 경우 제비의 힘찬 비상, 백로의 날개짓, 파랑새의 지저귐, 청둥오리의 물장구 등을 주제로 빛 연출을 선보일 전망이다.

낙동강 하굿둑 경관조명은 지난 2018년 11월부터 추진된 경관 리모델링 사업에 따라 설치됐다. 총 사업비 162억 원이 투입됐고, 권양기실(와이어, 체인 등을 통해 수문을 작동하는 기계실) 상부 리모델링과 경관조명 설치 등 낙동강 하굿둑을 랜드마크화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주변 자연가치 공유와 홍보를 위해 50m 높이의 생태조류관찰대도 조성됐다. 실내 관찰대에서는 체험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옥상 관찰대에서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경치와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이 사업으로 부산 시민들에게 익숙한 하굿둑 모습인 녹색의 육각형 권양기실 상단 구조물은 모두 철거됐다. 대신 다대 8경 중 하나인 ‘삼도귀범’을 형상화해, 종이배 모양 외관에 유리패널을 붙여 날렵한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삼도귀범은 다대포 앞바다의 쥐섬, 솔섬, 오리섬에서 낙조를 뒤로하고 돌아오는 돛단배의 모습을 의미한다.

낙동강 하굿둑은 1987년 낙동강 상류 지역에 짠 바닷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고, 안정적인 생활·공업·농업용수를 공급해왔다.

수자원공사 부산권지사 관계자는 “강 위를 걷거나, 날아가는 철새의 군무를 보고 싶어하면서, 밤에도 멋진 광경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사람들의 행동 패턴에 따라 하굿둑 경관을 디자인했다”며 “다대포 낙조, 을숙도의 생태, 부산현대미술관과 을숙도문화회관의 문화예술,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의 첨단과학 등과 이어지는 낙동강 투어코스로 도시의 멋을 한껏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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