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신공항 활주로 길이, 가덕신공항 넘어서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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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신공항 “물류공항기능 위해” 3.5km 활주로 추진키로…300m 추가 부지 확보로 3.8km 가능
정부, 가덕신공항 화물수요 3배 늘 때 TK신공항은 10배 증가 예측해…TK화물수요 ‘뻥튀기’ 논란

가덕신공항 건설과 관련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과의 ‘공항위계’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사진은 TK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가덕신공항 건설과 관련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과의 ‘공항위계’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사진은 TK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가덕신공항 건설과 관련 대구경북통합신공항(TK신공항)과의 ‘공항위계’ 논란이 다시 불붙었다. 정부는 TK신공항에 대해 가덕신공항과 같은 3.5km 활주로 건설 방침을 밝혔다. 특히 TK신공항에는 300m의 활주로 ‘확장 부지’도 확보하기로 했다. TK정치권이 요구했던 3.8km 활주로가 가능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가덕신공항과 TK신공항을 둘러싼 ‘관문공항’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가덕신공항 기본계획을 발표한 지난 24일 TK신공항의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이와 관련 TK신공항 활주로가 3.5km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TK신공항 활주로 길이에 대해 “여객 수요만 고려하면 3.2km로 충분하나, ‘TK신공항특별법’상 물류 공항기능 지원을 위해 300t급 이상 화물기가 최대이륙중량(MTOW)으로 운항 가능한 활주로 길이를 추가적으로 검토”했다면서 “자문을 거쳐 3.5km(최소), 3.8km(최대) 2가지를 대안으로 검토해 3.5km를 최종안으로 도출”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특히 TK신공항 활주로에 대해 기후 등 항공 여건 변화에 대비해 활주로 300m 가량의 여유 부지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향후 3.8km 길이의 활주로 확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8km는 현재 인천공항 활주로 길이와 같아 인천공항을 대체할 ‘중추공항’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TK신공항의 민간공항 활주로는 당초 2.8km가 제시된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해 “대구시와 함께” 수립했다는 ‘대구 통합신공항 기본계획’에서 TK신공항에 2.8km 길이 2본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진 시장시절 대구시도 ‘3.2km 이상’으로 제시했던 TK신공항 활주로 길이는 가덕신공항이 3.5km로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3.5km로 상향 조정됐다. 이후 홍준표 대구시장을 중심으로 ‘3.8km 활주로’를 주장했고 이번 사타 결과에서 3.8km 활주로 건설을 위한 ‘조건’이 만들어졌다.

TK신공항이 3.8km 활주로를 건설할 수 있게 된 반면 가덕신공항은 기본계획에서 3.5km 활주로 건설이 확정됐다. 가덕신공항은 ‘300m 활주로 여유 부지’도 없는 것으로 제시됐다.

TK신공항은 2060년 국제선 여객 규모가 900만 명으로 예상됐으며 이는 가덕신공항의 절반 이하로 분석된다. 국토부는 가덕신공항의 2065년 국제선 여객 규모를 2300만 명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TK신공항에서 여객이 타고 내리는 계류장(주기장)은 26대 규모로 가덕신공항(58대)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는 TK신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요 부족에도 불구하고 3.5km 이상의 활주로 건설을 추진하면서 그 근거로 TK신공항특별법 제3조 ‘여객·물류 중심의 복합 기능을 가진 공항’을 제시했다. 화물 수송을 위해 3.5km 활주로를 만든다는 설명이다.

TK신공항이 ‘물류공항’을 앞세워 공항 규모를 키운 데 대해 가덕신공항과의 물류 경쟁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정부가 가덕신공항의 화물 수요를 33만 5000t으로 제시했는데 TK신공항의 화물 수요는 21만 8000t으로 제시했다”면서 “실제로 TK 정치권이 최근 몇 달간 ‘항공물류’와 ‘경제공항’을 외치면서 화물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TK신공항 화물 수요가 가덕신공항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분석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의 ‘항공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 김해공항의 국제선 화물운송은 11만 6501t이었던 반면 대구공항의 국제선 화물운송은 2만 460t이었다. 김해공항의 화물운송량이 대구공항의 5배가 넘은 셈이다. 올들어 7월까지 국제선 화물운송 실적도 김해공항은 3만 7432t인데 비해 대구 공항은 5262t으로 7배 차이를 보였다.

정부는 가덕신공항의 2065년 국제선 화물운송량을 33만 5000t으로 제시했다. TK신공항의 경우 2060년 국제선 화물운송량을 21만 3000t으로 예상했다. 가덕신공항에 대해선 화물운송이 김해공항 시절과 비교해 46년간 3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TK신공항은 대구공항 시절과 비교해 41년간 10배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TK신공항 ‘화물수요 뻥튀기’를 통해 활주로 확장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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