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km 초슬로 커브 삼진 ‘압권’… 류현진, 3연승 질주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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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클리블랜드와 홈경기 선발
5이닝 2자책 호투로 팀 8-3 승
토론토, 와일드카드 3위 추격
칼날 제구력·느린 커브 위력
6회 내야진 잇단 실책에 교체
복귀 후 첫 퀄리티스타트 무산

‘부활한 몬스터’ 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3실점(2자책) 호투로 팀의 연패를 끊고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AP연합뉴스 ‘부활한 몬스터’ 류현진이 27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투구를 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3실점(2자책) 호투로 팀의 연패를 끊고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AP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또 한 번 마법 같은 제구력으로 3연승을 질주했다. 부상 복귀 후 노린 첫 퀄리티스타트(QS)는 내야수들의 잇단 실책으로 다음 기회로 넘겼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클리블랜드 가디어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3실점(2자책)하는 호투로 토론토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자책점 2점은 솔로 홈런 두 방으로 내준 점수였다. 3연패 수렁에서 탈출한 토론토는 71승 59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3위 휴스턴 애스트로스(72승 58패)를 1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류현진은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 21일 신시내티 레즈전에 이어 3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부상 복귀 후 5번째 등판에서 3승(1패), MLB 통산 78승(46패)째를 달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89에서 2.25로 소폭 상승했다.

이날도 류현진은 칼날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구질로 클리블랜드 타선을 공략했다. 투구 수는 70개였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이 70%(49개)에 달했다. 볼넷은 하나도 안 내줘, 부상 복귀 후 첫 무사사구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 수 70개 중 직구 29개, 체인지업 19개, 커브 13개, 커터 9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6km, 평균 시속 142km에 그쳤지만, 시속 104km까지 구속을 낮춘 느린 커브가 위력을 떨쳤다. 류현진이 던진 커브 13개 중 상대 타자가 스윙한 건 7번이었는데, 이 중 4번이 헛스윙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1회초 1사 후 호세 라미레스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시속 141km 직구가 약간 가운데로 몰린 실투가 통타 당했다. 이 홈런으로 류현진의 연속 비자책 행진이 14이닝으로 마감됐다. 후속 두 타자는 삼진과 2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1회말 데이비스 슈나이더의 투런 홈런을 앞세운 토론토 타선은 3점을 뽑아내며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류현진은 2회말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3회 선두 타자 캠 갤러거에게 2루타를 내줬으나,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해 실점을 막은 류현진은 4회도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특히 4회 마지막 타자 히메네스에겐 이날 가장 느린 시속 104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MLB 투구 분석 전문가인 롭 프리드먼은 이 장면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며 “류현진의 아름다운 시속 64.6마일(약 104㎞) 커브. 이번 시즌 선발 투수가 헛스윙을 유도한 공 중 가장 느리다”고 감탄했다.

류현진은 5-1로 앞선 5회초 1사 후 타일러 프리먼에게 솔로포를 내줘 두 번째 실점을 기록했지만, 공 60개로 5회를 마쳤다. 퀄리티스타트가 가능한 투구 수였다. 6회에도 등판한 류현진은 첫 타자 콜 캘훈에게 우전안타를 내줬다. 무사 1루에서 라미레스를 3루 땅볼로 유도했지만, 3루수 맷 채프먼이 공을 놓쳤다. 무사 1·2. 다음 타자 오스카 곤살레스도 땅볼로 이끌었지만, 이번엔 유격수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포구 실책을 범했다.

실책 2개에 병살 기회가 무산되면서 무사 만루 위기에 처했고, 류현진은 가르시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가르시아가 몸 맞는 공으로 밀어내기를 내줬지만, 세 타자를 삼진으로 막아 류현진의 승리 투수 요건을 지켰다. 세 번째 실점은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류현진은 3연승 기간 3경기 모두 수비 실책으로 인해 비자책 실점을 허용했다. 이 기간 류현진의 실점은 7점인데, 이날 솔로 홈런 2점을 제외한 5실점은 모두 실책으로 인한 것이었다. 토론토 타선 덕에 승리는 챙겼지만, 헐거운 내야진 탓에 퀄리티스타트는 아쉽게 놓치게 됐다. 류현진이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한 건 지난해 5월 21일이 마지막이다.


정광용 기자 kyjeo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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